대학원 동기들이 졸업식에 부모님을 초대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지수는 누구를 불러야 하나 고민했다.
친구들처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어서 부모님께 비행기 표를 보내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차일피일 미루다 졸업식 날이 일주일 뒤로 다가왔다. 부모님이 지수에게 전화를 걸어 졸업식에 대해 물은 것은 그 화요일 아침이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엄마의 말
우리가 가족 맞냐? 어떻게 네 졸업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듣게 하니?
그러고는 엄마는 바로 전화를 끊어 버리셨다.
졸업식 전날 밤 졸업식에서 입을 가운을 정리하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Hello.”
“헬로는, 야, 나 공항이니까 지금 나와.”
엄마였다.
비행기로 5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한달음에 달려와 준 엄마가 고맙기도 하고 돈이 없어 표를 못 보내 준 자신이 밉기도 했다.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20분 동안 차에서 엄마는 말이 없으셨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흰 봉투를 내미시는 엄마.
딸, 졸업 축하해. 아빠가 같이 못 와서 미안해하시더라. 이거 필요한 데 잘 써.
힘든 유학생활 잘 이겨냈다며 등 두드려주는 엄마 품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