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제 “밥 먹자는 말이 제일 무섭다”라는 글이 이른바 ‘떡상’하면서 내가 느낀 점을 정리해 보려 한다.
처음엔 단순한 오류인 줄 알았다. 갑자기 조회수가 백 단위로 증가하길래 ‘엥? 뭐지?’ 하다가 점차 ‘이거 혹시 어디 메인에 걸린 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브런치 앱에서 통계를 확인했지만 ‘기타 유입’으로만 잡혀 있었다. 정확한 출처를 몰라 여기저기 검색하던 중, 누군가 ‘다음(Daum)’을 언급했고, 급히 확인해 보니 정말로 ‘다음’ 메인에 노출된 게 맞았다. (우리 댓글부대님들, 사랑합니다.)
나는 브런치를 시작한 지 이제 한 달 된 새내기다. 브런치 내에서 인지도도 낮고, 조회수나 ‘좋아요’ 수도 많지 않다. 그렇다면 내 글은 왜 메인에 걸렸을까?
이에 관해 뚜렷한 답은 찾지 못했다. 다만 마케팅에 정통한 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다음’ 메인 노출은 브런치 내의 ‘좋아요’ 수와 상관없다고. ‘다음’ 내에 브런치 큐레이션 팀이 따로 있어서 그들의 선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가장 높은 클릭 수를 부르는 주제가 몇 개 있어. 뭔지 알아?”
“몰라.”
“인간관계.”
“….”
“네 글은 인간관계를 다루고, 제목도 강렬하잖아. ‘무섭다’는 반전이 들어가니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지. ‘다음’의 메인 노출 알고리즘은 CTR(클릭률)을 중요하게 봐.”
그의 분석을 정리하자면 이러했다. 요즘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밥 먹자’는 단순한 말 속에 부담, 의무감, 관계의 무게 같은 게 녹아 있을 수 있다고. 공감 요소가 강해서 ‘다음’의 에디터들이 ‘대중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제목이 사람들의 클릭을 부추겼다면, ‘다음’ 메인에서 더 오랫동안 유지됐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다음’의 알고리즘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는데, 크게 보자면 클릭률(CTR), 체류 시간(글을 읽는 데 걸린 시간), SNS 공유(사람들이 외부에서 링크를 공유했는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즉, 제목이 강한 클릭을 유도했고, 사람들이 들어와서 실제로 글을 읽었고, 혹시 SNS에서도 공유가 조금이라도 됐다면,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이 메인에 오래 걸어뒀을 거라는 얘기였다.
이 분석이 맞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그 글을 쓰고 제목을 지을 때만 해도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나는 그냥 즉흥적으로 썼고, 쓴 즉시 발행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13182라는 조회수에 비해 굉장히 낮은 ‘좋아요’ 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또 다른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조회수는 높은데 ‘좋아요’가 적다면, 사람들이 글을 읽고도 굳이 반응을 남기지 않는다는 뜻이야.”
“왜?”
“특히 ‘인간관계의 피로감’ 같은 주제는 공감이 가도 ‘좋아요’를 누르기 애매하거든. 글이 불편한 진실을 건드려서 ‘좋긴 한데 좋아요를 누르긴 좀....’ 이런 심리.”
그 말은 반대로,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게 심리적으로 글을 조정해서 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온전히 ‘좋아요’ 채굴용 글이다.
그 말을 듣자 생각이 많아졌다. 그럼 나는 이제부터 어떤 글을 쓸 것인가? 어떻게 쓰면 잘 팔리는지 학습했으니, 수요가 많은 주제를 골라 사람들 입맛에 맞게 만들어놓으면 되는 것일까? 아니면 조회 수에 상관없이, 누가 읽든 말든 상관없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자기만족을 하면 되는 것일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브런치는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 나는 왜 브런치를 시작했는가? 글 장사를 할 거라면, 굳이 여기서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면 한 달 전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내가 처음부터 브런치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지난달, 지인이 ‘브런치 작가되기 과정’을 신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좌가 열릴 때마다 빠르게 마감된다고 하니 궁금증이 생겼다. ‘그게 그렇게 인기 있는 거였어?’ 대충 검색해 보니, 재수나 삼수 끝에 작가로 등록된 사례도 적지 않았고, 심지어 몇 년에 걸쳐 도전한 후기까지 있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려면 글 세 편을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했는데, 나는 이미 써놓은 글이 많았다. 그래서 책 출간 전에 사람들 반응도 살펴보고 통계도 볼 목적으로 브런치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은 처음과 생각이 달라졌다. 단순히 통계를 보기 위해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바이럴을 경험하면서 글을 대하는 태도와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혔다. 나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조회수를 위해? ‘좋아요’를 위해? 아니면 나 자신을 위해?
조회수를 의식하자니 글이 가벼워지는 것 같고, ‘좋아요’를 신경 쓰자니 내 글이 아닌 남의 글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쓰는 건 또 싫다. 이 모순된 감정들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자판을 두드린다.
브런치에서 시작된 고민이지만, 어쩌면 이것은 브런치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의 시선 안에서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이런 질문과 마주하는 일인지 모른다.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 그 사이에서 나는 어떤 글을 선택할 것인가.
정답은 없다. 다만 확실한 건, 나는 계속해서 이를 고민할 것이고, 이 고민이 끝나는 날, 더는 여기에 글을 쓰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