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다른 하루, 11일

by 연일

너가 없는 첫 주말이야.

지난주엔 헤어졌어도 마무리하기 위해 만났었는데

이젠 정말 현실이라는 게 느껴지네

무서워했던 시간이 덜컥 다가오니까 너무 긴장해서 오히려 무뎌진 느낌이야


사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오랜만에 올라오시겠대

이별한 내가 나름 걱정이 되셨나 봐, 나름 잘 숨겼다 생각했는데

그래서 오랜만에 대청소를 했어


그러면서 여기저기 다시 나오는 너의 흔적에

아직도 울컥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참고 쓴웃음을 짓곤 해


사실 오늘은 그냥 하루를 빨리 보내버리기 위해 늦잠을 자려고 했어,

불면을 위해 처방받은 신경안정제도 나에겐 효과가 꽤 컸거든

한 가지 단점이라면 자면서도 너가 꿈에 나온다는 거 정도? 그건 끝나지 않겠더라


부모님과 밥을 먹으러 갔어

부모님을 만나니까 명절 때가 떠올라

우리 집 명절음식은 이거야, 나 이제 할머니댁에 가,,

그냥 시시콜콜 그런 거 다 상관없이 빨리 너를 보고 싶기만 했지


그리고 연휴 끝에 연차 내고 우리가 떠났던 부산도 생각난다.

연휴가 길어서 2박 3일 동안 항상 보고 싶어 했던 바다로 갔잖아

촌놈, 촌년이라 호텔 수영장 이용방법도 모르고..

아쉬웠지만 너무 행복한 추억이었어 절대 잊지 못할 거 같아


아직 너네 집에는 내가 싸갔던 우리 집 닭발 용기가 남아있겠다.

혹시 그걸 보고 잠깐이라도 내가 생각날 수 있으려나? 기대하게 되네


그러던 생각을 하던 중에 너무나도 슬픈 너의 변화를 보고야 말았어,

언젠가는 빠질 줄 알았던 너의 친한 친구 멀티프로필에서 내가 빠지고

인스타그램에 남겨뒀던 나와의 게시물을 이제야 정리한걸 보니


너는 이제 마음을 다 정리했나? 마음이 다시 한번 쿵 했어

이런 거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또 먹고 계속 먹어도

얼마나 먹어야 하는 건지, 배가 부르다 못해 터질 정도로 마음이 잡히지가 않아.


괜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돼

너한테 언제쯤 미련이라는 것이 없어질까

오늘은 가능만 하다면 아무 생각 없이 잠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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