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다른 하루, 22일

by 연일

이제 너에게 물건을 돌려줄 때가 된 거 같아

사실 지금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은 들지만

더 늦게 주면 좋았던 기억도 안 좋게 물들 거 같아서


계절별로 가져왔던 너의 잠옷을 옷장 속에서 꺼냈어

세탁 후에 빨래를 널었는데, 하필이면

너랑 같은 섬유유연제를 쓰고 있는 바람에 마음이 더 먹먹해져


그래서 일부러 눈에 보이지 않게 안쪽에다가 널었어

너가 그 옷을 입고 양치질을 하던 모습도

내 옆에서 입을 삐죽이며 새근히 자던 모습도


매일 아침 그게 귀여워서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입 맞추던 것도

널려있는 잠옷에 담겨있는 추억들이

이리저리 엉켜있었어


아무렇지 않게 혼자 시간에 적응해가고 있었어

근데 그 엉켜있는 마음이 나를 너무 조여와

결국 오랫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렸더니


엉켜있던 마음이 그래도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야

이걸 주고 나면 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질까

시간이 약이라던 사람들의 말이 믿어지는 순간이 올까


몰라 그냥 보고 싶어 달려가고 싶어

이번 주말에 우연히 친구에게 전해주러 가는 길에 너 마주치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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