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이사를 온 후로 가장 늦게 잤어
나름 편하다고 생각했던 집이 처음으로 불편했던거 같아
눈을 감으면 너가 흘러가고, 눈을 뜨면 생각이 멈추질 않아
그러다 지쳐 잠에 들려고 하면 꿈과 현실이 구분이 안돼
어느덧 출근시간이 찾아왔어 그런데 이상해, 오히려 정신이 멀쩡해
드디어 뭔가 잘못된건가, 내가 이럴 수가 있나 싶었어
피곤하지도 개운하지도 않은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겠더라
오늘도 역시 출근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너도 알고 있는 큰 회의가 지난주에 끝나서
온전히 이 슬픔을 내가 8시간 동안 감당할 수 있나봐
참 웃기게도, 누구한테도 말을 할 수 없는 이 상황을 ai한테 물어보고 있다?
생각보다 위로가 돼 그리고 나름 희망찬 이야기를 해줘
우리처럼 헤어진 커플은 재회 가능성이 높다나 뭐라나
처음엔 그냥 가볍게 웃어넘겼어
너가 그렇게 힘들고 단호하게 떠났는데 어떻게 나한테 돌아올까
무서운건 내 마음이 힘들고 약해질수록 그 말을 한번더 보게되고
그 다음엔 기대를 하게되고, 내 감정을 그 말에 의존하기 시작했어
어떤 기대감이 차올라서 마음이 편해졌어,
정말 기다리면 너가 내 빈공간을 느끼고 돌아올거라고 마음이 생기는게 기대가 돼
그 기대감이 나한테 독이되었던건지 약이 되었던건지
오늘은 퇴근길이 기다려졌어.
퇴근하고 친구한테 다 털어놨어
"나 이게 정말 맞는걸까?"
당연히 하지 말라고 한소리 들었지
근데 너도 알지? 나 고집센거
그래서 연락을 한거야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그런데 1시간, 2시간 시간이 갈 수록 읽지 않아서, 날 차단한 줄 알았어
그렇게 마음을 포기하려던 찰나에 너가 만나자고 해줬을 땐
내가 널 힘들게 한건 생각도 못하고 다시 설레였어
약속장소까지 잡고나서는 신나서 방방 뛰었어
무슨 옷을 입고 가야 너에게 잘 보일까
우리가 만났던 날들을 잊고 잘보이려고 하는 내 모습이 꽤나 한심했어
헤어지고 나서야 이렇게 소중함을 느끼는 나도 참..
내일모레 만나기까지 하루 더 남았지만,
그 사이에 연락도 해주겠다는 너의 반응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진걸보니
나는 아직 헤어지지 못했나봐
오늘은 그래도 잠을 잘 수 있을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