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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개의 로마(13)

-보편제국 이념을 중심으로-

by 글쓰는 인문학도

8. 교황 레오 3세: 카롤루스 대제를 '로마 황제'로 인정하다 - 신성한 권력의 연합


카롤루스 대제를 '로마 황제'로 인정하고 그에게 '로마 황제'의 관을 씌워준 것은 **교황 레오 3세(Pope Leo III)**였습니다. 교황 레오 3세는 왜 동로마 황제의 반발을 무릅쓰고 카롤루스 대제에게 '로마 황제'의 관을 씌워주었을까요? 여기에는 교황권의 강화동로마 제국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정치적, 종교적 계산이 깔려 있었습니다.


8.1. 교황 레오 3세의 위기와 카롤루스 대제의 도움


교황 레오 3세는 즉위 직후부터 로마 귀족들의 반발에 직면하여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799년에는 반대파 귀족들에게 습격을 당해 폐위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이때 교황 레오 3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바로 카롤루스 대제였습니다. 카롤루스 대제는 군대를 파견하여 교황 레오 3세를 구출하고, 그의 복위를 도왔습니다.


8.2. '로마 황제' 대관: 교황권 강화와 동로마 제국으로부터의 독립


교황 레오 3세는 카롤루스 대제에게 '로마 황제'의 관을 씌워줌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고 교황권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이는 동로마 제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 교황권 강화: '로마 황제'를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으로써 교황의 권위는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이는 교황이 세속 군주를 능가하는 권력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 동로마 제국으로부터의 독립: 당시 교황은 명목상 동로마 황제의 신하였습니다. 그러나 카롤루스 대제를 '로마 황제'로 인정함으로써, 교황은 더 이상 동로마 황제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8.3. 교황 문서와 화폐: '로마 황제'의 권위를 공인하다


교황 레오 3세는 카롤루스 대제의 대관식 이후, 교황령에서 발행하는 공식 문서에 카롤루스 대제의 재위 연도를 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이전까지 동로마 황제의 재위 연도를 표기하던 관행을 버리고, 카롤루스 대제를 '로마 황제'로 공식 인정한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교황 레오 3세는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는데, 이 화폐 앞면에는 카롤루스 대제의 초상화와 **'황제'**라는 칭호가 새겨져 있었고, 뒷면에는 교황 자신의 모노그램과 함께 **'성 베드로(Sanctus Petrus)'**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는 교황이 화폐 주조권이라는 중요한 통치 권한을 카롤루스 대제에게 양도한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카롤루스 대제의 '로마적 정체성'을 공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교황 레오 3세는 카롤루스 대제를 '로마 황제'로 인정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로마적 정체성'이 중세 유럽의 권력 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음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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