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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o Apr 05. 2016

따라 쓰기의 매력

내 손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자!

일하면서 재미를 느낄 때가 있는데, 그렇지 못할 때면 하루를 어찌 마무리해야 기분 좋아질지 고민한다. 그러다 보니 따라 쓰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게 되었다. 숙소 돌아가는 길에 혼자 카페를 들러 글자의 뭉치들을 따라 쓴다. 영어 에세이나 국문으로 된 책에서 주로 문장을 따온다.


최근에 가장 기뻤던 순간은 이 문장을 쓸 때였다.

Most importantly, two Koreas will be united some day.


한국과 북한이 통일할 것이라는 희망찬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그리고 통일하면 내가 속한 건설업이 상한가를 칠 거라는 생각은 제쳐놓더라도, 3가지 이유에서 기분이 좋았다.


영어다운 표현을 알게 되었다. 저 표현을 접하지 못했을 때에는 The most important thing is ~라고 썼을 텐데, 영어에서는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ly로 끝나는 모양이 예뻤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ly로 단어가 마무리되는 것이 부드럽고 모양이 똑 떨어진다.


듣기 좋았다. 대화하던 중에 상대방이 저런 표현을 쓰면, 그 소리와 표현 센스에 감탄해서 3배 집중해서 들을 것 같다.


'경상도 남자, 공대, 중동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가 뿌리는 이미지에 비하면 조금은 요상한 감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향수를 뿌린 듯한 문장은 확실히 있다. 음미해줘야 마땅하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게 이렇게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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