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포장지: 연애 초기의 거짓말

by 김작가a

첫인상의 마법

그는 그녀 앞에서 웃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밝게, 조금 더 부드럽게. 그녀는 그 미소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들은 처음 만난 날, 서로를 조금씩 포장했다. 그는 자신이 책을 좋아한다고 말했고, 그녀는 매운 음식을 잘 먹는다고 했다. 둘 다 사실이 아니었다. 연애의 시작은 마치 면접과 같다. 우리는 자신을 가장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려 한다. 그 과정에서 진실은 종종 뒤로 밀린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전략적 자기제시’라고 부른다.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우리는 자신을 조정하고, 때로는 왜곡한다.

거짓말의 종류들

연애 초반의 거짓말은 다양하다.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다:

성격 포장: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척, 감정 표현이 서툰 사람이 다정한 척.

직업·경제력 과장: 연봉을 부풀리거나, 직업의 사회적 위상을 강조.

취미·관심사 위장: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 말하거나, 실제 관심 없는 분야에 관심 있는 척.

지적 포장: 책을 많이 읽는 척, 정치나 사회 이슈에 관심 있는 척.

감정 조절 능력 과시: 화를 잘 안 낸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감정 기복이 심함.

이러한 거짓말은 대부분 ‘선의의 포장’으로 시작된다.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욕망, 관계를 시작하고 싶다는 기대가 만든 결과다.

왜 우리는 포장하는가?

심리학적으로, 연애 초기의 거짓말은 ‘자기 가치 증진’과 ‘거절 회피’라는 두 가지 동기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상대에게 선택받고 싶고, 동시에 거절당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조금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다. 또한 ‘프랫폴 효과’에 따르면, 완벽한 사람보다 약간의 허점이 있는 사람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애 초반에는 이 허점을 감추려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는 완벽해 보이려 하고, 실수를 두려워한다. 이러한 포장은 일종의 ‘사회적 생존 전략’이다. 우리는 관계의 문턱을 넘기 위해, 자신을 포장한다. 그것은 거짓말이지만, 동시에 희망이다.

Pratfall Effect (프랫폴 효과):

When a highly competent person makes a small mistake, like spilling coffee, they become more likable.

완벽한 사람이 실수하면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이는 심리 현상입니다.

포장의 효과

연애 초반의 전략적 포장은 실제로 효과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첫인상은 단 7초 만에 결정되며, 그 인상이 관계의 방향을 좌우한다. 포장은 그 7초를 장악하기 위한 기술이다. 상대는 포장된 모습을 보고 호감을 느끼고, 관계는 시작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시간이 지나면 포장은 벗겨지고,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그때 상대는 혼란을 느낄 수 있다. “그 사람이 처음엔 다정했는데, 지금은 너무 무뚝뚝해.” “처음엔 책을 좋아한다더니, 한 권도 안 읽더라.” 이러한 실망은 관계의 균열을 만든다. 포장은 관계의 시작을 돕지만, 지속을 보장하지 않는다.

진정성과의 싸움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용기, 상대의 진짜 모습을 받아들이는 태도. 그러나 진정성은 연애 초반에 가장 부족한 요소다. 우리는 거짓말을 통해 매력을 어필하지만, 그 거짓말은 결국 진정성을 해친다. 상대는 포장된 나를 사랑하게 되고, 나는 그 사랑이 진짜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는 불안을 느낀다. 이 불안은 관계를 흔든다. 우리는 상대에게 진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상대는 진짜 나를 알지 못한다. 그 결과, 관계는 얕아지고, 신뢰는 약해진다.

포장 너머의 관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 초반의 거짓말은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관계를 시작하게 하는 ‘도화선’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 포장을 언제, 어떻게 벗겨내느냐이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조금씩 진짜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실수도, 허점도, 감정도. 그것이 관계를 진짜로 만드는 과정이다. 포장은 시작을 돕지만, 진정성은 지속을 만든다. 연애는 결국 ‘나를 보여주는 용기’와 ‘상대를 받아들이는 관대함’의 교차점에서 자란다. 우리는 포장으로 시작하지만, 진심으로 이어져야 한다.

당신의 이야기

당신은 연애 초반에 어떤 거짓말을 했는가? 혹은 어떤 포장을 했는가? 그것은 당신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사랑을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거짓말이 관계를 망쳤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만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포장된 존재로 시작하고, 진짜 존재로 성장한다. 중요한 것은 그 성장의 방향이다. 다음 연애에서는, 조금 더 진짜의 나로 시작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그 허점이 당신을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사랑은 진실을 향한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당신의 용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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