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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백화

경찰차가 있는데도 중앙차선을 너머 훽 뉴튼이다

by 전진식

10,27

만주기행 ㅡ [5]



[이도백화] 백두산 민속마을


오늘 일정은 백두산 코스다

백두산을 가기 위해서는 이도백화라는 도시를 찾아야 한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아득히 먼길이다 개성에서 백두산까지의 거리를 생각해 보라

이곳에서는 이동수단이 만만치가 않다 일단 기차로 통화시를 가야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속버스를 타야하는데

고속열차도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져 있고 오전 열차가 아침 6시 30분이다 표 사고 검색받고 서둘러야 한다 5시30분. 환인 기차역에 도착했다.오늘은 안내인도 없고 중국말이 되지 않으니 폰을 열고 파파고 앱을 두드리면서 어둔한 대화로 통화시로 가는 열차표를 구했다

열차를 타니 잠이 온다 피곤했나 보다 꾸뻑거리면서 달려온 시간이 3시간이다 9시30분 통화역에 도착하여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는 택시를 탓고 시간표를 확인하니 이도백화 백두산 가는 버스는 13시 30분에 있다

4시간의 공백이다

표를 예약하려는데 폰을 열고 파파고를 두드리니 이건 또 뭔가? 인터넷이 먹통이다 폰 로밍을 해서 이전까지는 별 문제 없었는데 이상해서 박작가에 물어보니 이도 마찬가지다 도시가 우리 통신사의 전파를 차단시킨 것이다 불안이 엄습해 온다 손짓 발짓해서 표를 예약하니 운전석 뒤 앞자리로 자리를 배정해 준다

어렵게 예약을 끝나니 안도에 허기진 배를 두드려 본다 식당을 찾았는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이 곳에 해장국집 같은게 있을리 만무이고 손짓발짓으로 식당을 물어 30분을 헤메다가 제과점을 찾아서 빵으로 우유로 허기를 채운다 느끼한 중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것이다

버스시간은 3시간이 남았고 통화시의 구질구질한 도시를 눈대중으로 탐하는데 노점상들이 길거리에 우르르 쏟아져 있고 나즈막한 건물과 빵빵거리는 차 소리며 씨끌씨글한 사람들에게서 우리나라의 옛 장터가 생각 났다

저들의 삶은 여기에 고정되어 있는 것일까?

다시 터미널 대합실 의자에 쪼그려 앉아 백두산을 상상하며 폰 속으로 일정을 정리하며 시간을 날린다 막연히 3시간을 기다린다는게 고역이다

버스를 타니 고속버스라는게 우리나라 시내버스 수준이라면 좋겠다

버스가 출발하고 설레임이 되었는데 이건 또 뭔가? 시내버스도 아닌데 사람들이 손을 들면 버스를 세우고 거리에서 손님을 승차 시킨다

거리마다 난전들이 부비대고 아득한 옛날 우리의 모습이 보여서 슬쩍 웃음을 날렸다

이런 모습으로 1시간 30분을 달려 백산이라는 도시까지 가서 고속도로에 차를 올린다

그런데 고속도로라는게 한적하기 이를데 없다 고속도로에 차들이 이리도 없을 수가 있나? 간혹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이 눈에 보일 뿐 도로는 한적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혼자 달리고 있는 것 같다 눈여겨 보아도 휴게실 같은 건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가 터미널을 빠져나가는가 했는데 매표소를 지나자 한 사람을 하차시키고 중앙선에서 차를 회전시킨다 헉! 경찰차가 옆에 있는데도 마무가네다 경찰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운전기사의 지인인 것 같다 이를 보고도 항의 하는 사람도 없다

버스는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한적한 고속도로를 버스는 휘파람을 날리며 달리는데 운전석 너머로 속도계를 보니 시속 80Km다 내 마음은 바쁘고 느긋한 운전사의 표정은 세월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차창 풍경으로 더없이 넓은 옥수수 밭이 만주벌판을 치장하고 있었다 야산으로 보이는 곳도 옥수수 밭이다

여기서 잠시 의문을 제기해 보는데 이 넓은 들판에 씨뿌리기와 수확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또 이 많은 옥수수의 사용처는 어디가 될까?

1시간 쯤 고속 주행을 하였을까? 버스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무송이라는 도시에 이르러 손님을 환승하고 외각도로를 달리다가 백두산 줄기의 오르막 산길을 달린다

어둠은 밀려오고 차 속도가 자꾸 떨어진다 왜인가 했는데 화물차들이 줄을 서서 엉금 오르막을 오르고 있다 어디서 갑자기 저 많은 화물차가 나타난 것일까?

산 구비구비를 돌면서 버스는 화물차를 추월하고 또 추월하는데 커브길에서도 아랑곳 없다 아찔함에 고개를 흔들어 본다

거리에는 비상등을 깜박이는 고장난 차량도 가끔 보이는데 운전사가 차에서 내려 직접 차를 수리하는 것이 보인다

비포장도 있고 파손 된 아스팔트길을 덜커덩거리며 달려서 6시 20분 버스는 이도백화 백두산 아래 첫 동내에 도착했다

어둠은 질흑같은데 가게마다 불빛이 휘황하다 버스가 무려 5시간을 달린 것이다

차에서 내리니 도로 건너에 있던 7인승 벤즈에서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손을 흔들며 다가온다 연변항공승무학교 최옥금교장 선생님과 서지월 창작 아카데미 총무로 계시는 황영희 선생님이다 운전을 하시는 문서인씨도 같은 회원이란다 모두가 한국 유명시인 서지월 작가의 제자란다

말하자면 박명호 작가가 20년 전에 만주벌판을 헤메이며 글 공부를 했는데 10년 전 서지월 시인과 이 곳을 탐하고 부터 서지월 시인이 여기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서지월 시인은 고등학교 다닐때 함께 글공부를 하는 우리의 동료이다

그런 관계가 있어 그에게 우리가 연변 간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가 연변 연길있는 제자들에거 연락을 했고 그들이 2시간을 차를 달려서 이 곳 이도백화까지 온 것이다

이도백화는 작은 도시로 화려했다 얼마전 광관특구로 지정 되었다며 이곳에 요즘은 중국 남쪽지방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도로 전체를 만국기 펄럭이는 것 같이 불빛 휘황한 거리에 차를 세우더니 사진 한 컷을 찍고 가잔다

도로에 나오니

아ㅡ 저 별

폭죽을 쏘아 올린 것 같이 더없이 아름다움으로 반짝이고 있다

백두산 민속마을에 있는 산장에 도착했다

산장이래야 별것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호화스러운 산장 그런 것이 아니고 산아래 있는 온돌식 민가주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상상으로 만 그려온 북한 산골집의 풍치가 그려진다 울타리도 담장도 없는 현관문을 열고 집안을 들어서니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가마솥이다 방문을 열어두어도 가마솥의 열기가 방으로 흡입된다고 이곳 집들은 모두 이런 식이란다 방은 온돌방인데 전기 장판으로 바닥을 시공해 놓았다며 온도 조절기를 작동하니 금새 방이 따스해져 온다 피곤한 다리를 녹이기에 안성마춤이다

부억에서는 두 여인네가 우리에게 접대 할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잠시후 음식이 들어오고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 산나물 등으로 하여 우리가 바라던 최고의 음식이다 여기서도 술은 맥주와 고랑주 52도란다

술잔을 마주하니 분위기가 익는다 통성명을 하고 백두산을 가야하는데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니 지금은 폭포까지 만 관광을 할 수있고 천지는 겨울철이라서 출입이 통제되어 오를수 없다고 한다

예약을 해야하는데 내일 아침 최교수님이 예약을 하겠다며 여권 사진을 찍는다

연변의 문학에 대해서 대화가 이루어 졌는데 그들은 서지월 시 창작 아카데미로 하여 문학단체가 이루어졌고

한 달에 한 번씩 문학세미나를 한다고 하면서 이틀에 한 번 위쳇으로 서지월 시인의 강의를 듣는데 인원은 30명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시를 쓰고 시낭송도 하며 서지월 선생의 시평도 받으며 작곡가도 합류되어 있어서 시에 작곡이 어부러져 노래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느낌이 되는 것이 이들의 국어 사랑 우리 조선어를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이들에게 우리글을 지도하며 시평도 해주며 우리의 시를 널리 보급하고 있는 서지월 시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황영희 시인의 시낭송이 있었는데 연길 최고의 시인 석화시인의 옥수밭이란 시란다 느낌이 되는 시였다 시낭송을 시작으로 각자의 자작시 낭송도 하며 문학과 문학인 이야기로 뒤적이다가 12시가 되어 내일 백두산 등정을 위해 잠을 청한다

방은 칸막이 방으로 큰방 가운데 도르레 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잠꼬대가 심한 나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취기도 있고 피곤 탓인지 세상 모르고 골아 떨어졌다


***다음은 백두산 천지 폭포가 이어집니다


한산한 고속도로와 옥수수 밭이 보인다

이도백화로 가는 길 이름모를 도시

이도백화의 호텔인 것 같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것 같은 불빛들

산장 주막촌

가마솥이 방 입구에 놓여있다

음식을 준비하는

흐뭇한 야채 밥상

마지막 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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