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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부모님,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는 걸까?

1화.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 또래 집단에 대하여


"착한 우리 아이"가 때때로 잔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아이들은 강렬한 또래 집단을 형성한다. 이 시기, 아이들의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어른들의 규율이나 도덕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바로 '집단생활의 법칙'이다. 보이지 않는 이 중립적인 힘은 선량한 아이들조차 때때로 불량한 아이들과 똑같은 원칙을 따르게 만든다. 즉, 착한 아이든 착하지 않은 아이든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비도덕적인 일도 서슴지 않고 행동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남에게 해를 끼치는 정도에 따라 교육적으로 접근해서 해결할지, 규정과 법을 근거로 교육적 행정조치를 취할지는 잘 판단해야 한다. 자칫, 낙인감이나 집단에 소속되지 못한 이유로 평생 고립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이나 교단에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갑자기 자신들의 말을 거역하고,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며, 때로는 서로에게 잔인하게 구는 모습에 큰 상처를 받는다. 교육적 효과가 적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선생님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의 근본 원인은 아이들의 인성이 아니라, 소속감에 대한 강렬한 욕구와 사회적 강제력 때문이니 너무 큰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란다.


읽었던 책 중에서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이라는 책은 내게 큰 깨달음을 줬다. 아이들의 집단행동 뒤에 숨겨진 5가지 집단생활의 법칙을 이해한다면, 그들의 현재 모습이 일시적인 발달 단계임을 깨닫고 위로를 얻을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안도감마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이 품절되어 중고 서점에 들러야 간혹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실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니 잘 읽고 아이들을 이해하는 기반으로 삼길 바란다.


법칙 1. "내 또래와 똑같아져라"
아이들은 왜 뻔히 아는 사실도 집단의 의견을 따를까?

많은 어른들은 또래 집단에 소속하도록 외부 압력에 의해 강제로 가입한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그 집단에 '속하고 싶어서' 스스로 동조한다. 특히 신체적, 심리적 변화로 인해 불안감이 심한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이나 중학생들은 집단에 완전히 몸을 바치는 경향이 있다. 실예를 들어보면, 어느 학급에서 모두가 한 친구를 비웃는 상황이 발생했다. A는 그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알지만, 집단에서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 강렬해서 억지로 웃거나 침묵을 지킨다. 이는 A가 '착한 아이'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집단의 보이지 않는 법칙 1을 따랐기 때문이다. 자기 내면의 양심(4%)보다 집단의 압력(96%)에 영향을 받는 발달 단계에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그리고, 친구들과 똑같은 옷을 입으려고 하고, 똑같이 욕을 하거나 침을 뱉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그러니 부모와 선생님은 제1법칙에 따른 일시적인 행동으로 생각하면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그 외에 의문이 드는 점이 많을 것이다. 법칙 5까지 읽고 나면 아이들의 또래집단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니 끝까지 읽기 바란다.


법칙 2. "반드시 집단에 속해야 한다"
왜 그렇게 소위 '인싸 무리'에 집착하는 걸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어떤 형태든 소속감(Membership)과 친밀감을 갈망한다. 아니 심하게 표현하면 또래집단 소속되지 못하면 낙오되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깊은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또래 집단을 형성하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에게 '우리'는 생존과 정체성의 문제일 만큼 중요한 일이다. 실제 예를 들어보면, 점심시간이나 모둠 활동 시간에 특정 무리에 끼지 못하고 혼자 남겨지는 것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공포다. B는 특정 친구들과 성향이 맞지 않더라도, 일단 '우리'를 이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친구들과 임시 그룹을 만들더라도, 그 동기는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소속 욕구에서 나온다. 부모님의 꾸준한 가르침보다 '지금 당장 친구들과 함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의 곁을 떠나는 시기이고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내가 원하는 또래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아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충성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온갖 비행도 서슴지 않는 원인이다. 적절한 시기에 상담과 지도를 반복하며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게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다만, 개입을 적절한 시기에 하지 못하면 아이와 선생님, 아이와 부모는 큰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래서 외부 전문 상담사 등의 개입과 컨설팅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다음 주에는 법칙 3~5까지와 위로의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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