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풀로 출근하는 일주일

연말을 기다리며 겨우겨우 버티는 중

by 일상 기록자

올해 나는,
아파도 참았다.
입사하고 첫 몇 달 동안은
몸이 아픈 날도, 마음이 흐린 날도
연차 한 번 안 쓰고 그냥 회사에 나갔다.


그때는,
“신입이니까”
“눈치 보이니까”
이런 이유들 때문에
심한 감기에 걸리고, 발목 인대가 파열되어도 출근했다.


그렇게 쌓아둔 연차가 있다.
24일, 31일
공휴일 바로 전날.
한참 전부터 고르고 또 골라
가장 특별한 날에 써야지, 하고 아껴둔 휴일.


사실은,
그 전에 쓰고 싶었던 날도 많았다.
그냥 너무 피곤한 날,
그냥 오늘은 누워 있고 싶은 날.
그런 평범한 이유로도 충분히 쉴 자격이 있었을 텐데,
그마저도 스스로 허락하지 못하고 미뤄두기만 했다.


최근엔 연차 소진해야 돼서
4주 연속,

일주일에 한 번,

반차를 썼다.
점심 시간에 가방 메고 나오는 그 시간만큼은

"나만의 시간이 생긴 것 같아"
조금 즐거웠다.


그런데 이번 주는 반차도 없다.
월~금, 다섯 줄이 꽉 찬 달력을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숨이 막힌다.
아무 약속 없는 퇴근 후에도
그냥 집에 와 누워 있기만 해도

몸이 말을 안 듣는다.


그래도 버틴다.
다음 주, 다다음 주엔 연차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달력의 빨간 줄 바로 앞,
소중하게 박아둔 휴일을 떠올리며
이 지겨운 수요일을 간신히 견디고 있다.


연차가 가까워진다는 건,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하루’가
곧 다가온다는 뜻이다.


그 하루를 손에 넣기 전까지,
나는 오늘도 버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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