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반의 시
너는 내가 살아본 적 없는 열여섯 살에 머물러 있다
장초를 찾아 뒷골목을 헤매던 우리는,
과거보다 미래를 앓던 중학생이었고
볼이 얼어도 차가운 줄 모르고 담벼락 아래 앉아 담배를 태웠다 영원할 것 같은 오늘을 먹고 꿈 없는 잠을 잤다
감나무 가지에 끝에 목을 매어
개처럼 늘어진 너를 보고
혼절한 누이와 손만 떠는 아비는
끝내 말이 없다
이상한 질문들로 여백을 채우면
태워진 옷가지에서 너의 냄새가 난다
바람이 기억한다 햇살 묻은 담벼락처럼
가끔 안부를 묻는다
담배의 쇠맛은 여전한 가
서리 앉은 잎눈은 떨고 있나
잠깐 나타나다 사라지는 입김들은 여전히 따뜻한 지
점멸하는 신호기 옆에 서서 누구를 기다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