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서 시작된, 나에게로 돌아온 여정.
아이의 여름캠프를 위해 공항을 데려다주던 날,
딸아이의 말 한마디가 제 삶을 바꾸었습니다.
"엄마는 사자고, 나는 호랑이야."
정말 그 단순한 말 한마디를 붙잡고
저를 다시 깊게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몇 년 전에도 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일 안 하면 안 돼?"
그 한마디에 일을 놓고,
아이 곁에 오롯이 머물며 제 삶을 이어 갔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딸의 짧은 그 한마디가
저를 예상치 못했던 길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엔 억울함과 답답한 마음으로
올해 6월 29일,
티스토리에 처음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아이들만 바라볼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나도 무언가 시작해야겠다.
이제는 누구 탓도 할 수 없으니
내 삶을 다시 써 내려가야겠다-
그 마음으로 만든 계정이었습니다.
왜 감차즈맘이냐고요?
처음엔 엘에이에 살아 김치와 치즈가 만나
'김치즈맘'으로 하려다
오랜만에 잡은 컴퓨터자판에서 오타를 치고 말았습니다.
한번 올린 계정 어떻게 고치는 법도 몰라 그대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첫 애칭이자 저를 알리게 해 준
티스토리에서 '감차즈맘'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브런치,
그렇게 저는 브런치라는 또 다른 세상으로 이어졌습니다.
7월 20일 첫 글을 올리며
매주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시간,
처음으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마치 스무 살로 돌아간 듯
글쓰기는 저를 다시 저에게 데려다주었습니다.
아들이 대학을 위해 떠났을 때,
텅 빈 마음을 브런치가 채워주었습니다.
빈둥지의 허전함 대신,
좋은 작가님들의 글로 위로받고
댓글과 라이킷 속에서
큰 응원을 받았습니다.
딸이 저를 성장시켰다면,
브런치는 제 삶의 시야를 확장시킨 공간이었습니다.
경제, 사회, 역사, 새로운 트렌드까지-
이곳에서 저는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웃고 울며 함께한 시간들 덕분에
아이들이 떠난 빈자리가
따뜻하게 채워질 수 있었습니다.
《아이길에서 나를 배우며》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댓글로 응원해 주시고
조용히 라이킷 눌러주신 모든 분들,
저를 읽어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깊이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 책을 마무리하며
이토록 행복할 수 있다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이 행복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제 잠시 숨을 고르고
《아이길에서 나를 배우며》후속 편에서는
아들과의 여행에서 제가 느끼며 배운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밴댕이도 고래랑 친구다》
《하버드를 나와도 흔들리는 아이들》
그리고 가끔 만나는 번외 편까지-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저와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