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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J Apr 01. 2018

한 번 미국 한의사는 평생 미국 한의사가 아니다

라이센스 갱신과 재교육

지난 두 번의 일요일을 하루종일 한의학에 관한 재교육으로 시간을 보냈더니 주말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첫번째 일요일은 엘에이까지, 그 다음 일요일은 2시간 가까이 운전해서 샌디에고까지 가야했다. 다름 아닌, 라이센스 갱신을 위해서 필요한 강의 시간 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당연히 듣고 싶었던 강의들이었기 때문에 먼 길을 운전하고 가야하는 수고가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의사들은 2년마다 라이센스를 갱신해야 한다. 갱신을 할 때는, 지난 2년 동안 총 50시간의 재교육을 받았다는 증명을 첨부해야 한다. 이 재교육을 보수교육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CEU (Continuing Education Units) classes 라고 한다. 


한의사들 뿐만이 아니라, 건강 보건 분야에서 자격증을 가지고 활동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격증 갱신 때 보수 교육을 이수했다는 증명을 첨부해야 한다. 자격증 종류에 따라, 요구되는 재교육 시간이 다른데, 환자들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 에 따라서 교육 시간이 정해지는 것 같다. 2년에 50시간이 제일 많은 재교육 시간인데, 이 50시간이라는 시간은 일반적인 MD (Medical Doctor)가 2년 동안 이수해야 하는 교육 시간과 동일하다. 아마도 캘리포니아에서는 License acupuncturist (한의사)가 일반 MD와 마찬가지로 Physician이기 때문에 많은 재교육 시간을 필요로 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의사 면허는 캘리포니아 "주 (state)"에서 발급하고, 이 재교육도 주에서 인정한 교육이어야 한다. 한 번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평생 가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 갱신 때마다 재교육을 이수했다는 증명이 불충분하면 갱신이 되지 않고, 갱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환자를 치료할 수가 없다.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의료인들은 늘 새로운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를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원칙인 것 같다.


2년에 50시간이라는 것이 적으면 적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은근히 사람을 바쁘게 만들기도 하고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때도 있다. 남 캘리포니아의 한인이나 중국인 한의사들처럼, 그 인구 수가 많은 경우에는, 한의사 협회나 한의대 동문회 등에서 한국어나 중국어로 교육을 개설하는 곳이 많고 그 곳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도 많지만, 난 영어로 진행되는 교육도 찾아보고 참가하기도 한다. 절대적인 수로 따지자면, 영어로 진행되는 교육이 훨~~~씬 많고 다양하다. 그리고 강의를 진행하는 사람 (lecturer)이 아시아인이 아닌 미국인일 경우도 굉장히 많다. 들어보면, 내용에서 부실한 강의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창의적이고 열성적인 강의가 많다. 가끔 그런 강의를 참석하게 되면,  강한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비록 한의 공부는 미국에서 했지만,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은 내가 저 미국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해야 하는게 아닐까'하고...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서, 한의학이 미국에서 그 존재가 미미한 것 같아 보이지만,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인이 아닌 미국 한의사들이 주축이 되어서, 규모가 큰 한의 학회를 조직해서 활동하는 것을 보게 될 때가 종종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오히려 한국이나 중국 출신들이 좁은 우물 안에서 생활하면서 우물 안이 최고인 것 처럼 생각하고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한의학의 특징은, 인체의 한 부분만 전문으로 하는 서양의학과 달리, 인체를 넓고 길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면에서, 좀 더 멀리보고 넓게 생각할 수 있는 미국 한의사가 되리라 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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