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하고 쓰레기를 한 번도 버려본 적이 없다.

우리 남편이 다 버려준다.

by 토끼

나는 가정 주부이다.

그런데 나는 쓰레기 수거장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우리 남편은 맨날 세탁실에 들어가 재활용 쓰레기가 쌓였는지

종량제 봉투가 가득 차진 않았는지 확인한다.


이전에는 종종 쓰레기가 가득 차도 버려주지 않아서

현관에 내놓기도 했지만

어쩐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신경 써서 버려준다.


나는 남편이 서재에서 일할 때

물 떠다 주고, 에이드도 만들어 준다.

과일을 줄 때면 최대한 예쁘게 잘라 예쁜 접시에 옮겨 담아 준다.

다 먹으면 접시도 회수해 주고

음료가 떨어지면 다시 만들어 준다.


밥을 차려줄 때면

가장 예쁜 쟁반에 오늘의 음식 색에 따라 세트 식기를 골라 세팅해 준다.

도마나 프라이팬 밖으로 떨어진 음식은 절대 남편 입에 못 들어간다.


빨래를 갤 때에도, 음식을 만들 때에도,

남편 서재를 정리할 때에도 항상 제일 예쁘게 해주고 싶다.


우리 남편은 짐도 절대 못 들게 한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올라올 때,

여행 갈 때,

강아지 산책할 때,

매일매일 모든 짐을 들어준다.


기분이 좋다.

괜히 나도 들 수 있다고 말하면

손목도 아프지 말라며 이야기해 준다.


나는 우리 남편이 정말 좋다. 세상에서 제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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