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와 같은 사람들의 로망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CONTINUITY NOTE – 로망]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만의 ‘로망’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하는 순간이 있다.
말끝마다 눈빛이 반짝이고, 목소리가 빨라지는 그런 장면들.
‘로망’이라는 단어는
마음속 깊은 곳에 품고 있지만,
막상 손에 닿기에는 조금 비현실적인 무언가처럼 느껴진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주제에서 말문이 트이며
마치 그 분야를 통달한 듯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놀랍게도 그중 다수는, 직업보다 취미로 그것을 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들은,
대개 그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미 그 세계를 누리고 있는 사람은
그 로망을 실현시킨 사람이고,
아직 그 세계에 발을 들이려는 사람은
그에게 물어볼 게 산더미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밤새도록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에 홀린 듯이, 깊은 결속과 열정이 느껴진다.
나는 그게 참 멋있어 보였다.
그 취미를 가진 것도,
몰입하는 것도,
거의 전문가처럼 말하는 것도.
하지만 나는,
딱히 그렇게 몰입할 만한 취미가 없다.
좋아하는 건 많지만
무언가에 푹 빠져본 적은 없다.
그래도 어찌저찌 대화에 끼어들긴 한다.
그냥 대충 아는 만큼, 맞장구치고 웃고.
하지만 솔직히,
못 알아듣는 이야기가 더 많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부럽다.
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그 안에서 반짝이는 것들에 대해 끝없이 말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기쁨이니까.
나도 나름대로,
이것저것 해보려 했고
주변에서 권유받은 취미에도 몸을 담가봤다.
하지만 열정적으로 빠져들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또 같은 고민.
이도저도 아니고, 제자리맴돌기.
그러다 생각했다.
아니, 단정 지었다.
내 취미는 ‘경험’이다.
처음 해보는 거라면 웬만해선 거부감이 없다.
일회성이라도 괜찮다.
그 순간이 즐거우면, 그걸로 충분하다.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한 번쯤은 해볼 만하다 싶은 일이라면,
기꺼이 발을 들일 수 있다.
그래서 가끔은 상상해본다.
이렇게 쌓인 경험들이
언젠가 나와 같은 사람들의 로망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나도 우리들의 세계를 들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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