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서약서에 이름을 적는다.
문장은 짧다.
들어가기 위한 조건은 간단한데,
손끝이 한 번 더 멈춘다.
종이를 건네고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지나가는 길이 아니다.
케이블카 문이 닫힌다.
조용하게 떠오른다.
투명한 유리 안,
몸은 공중에 있고
시선은 아래로 붙는다.
강이 흐른다.
겉은 맑다.
빛이 그대로 비친다.
그 아래
검은 층이 가라앉아 있다.
갯벌의 흑탕물.
앉아 있는 앙금 위로
물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간다.
그물 하나가 물 위에 걸려 있다.
빛을 받아
선이 아니라
덩어리처럼 보인다.
경계가 흐릿해진다.
유리창에 바깥이 비친다.
겹쳐서 보인다.
잠깐,
케이블카가 흔들린다.
작은 흔들림인데
몸이 먼저 반응한다.
손잡이를 잡지 않았는데
잡고 싶어진다.
아래를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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