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2월의 감사

우주의 시간에 스며든 봄

by 숨 쉬는 방

다섯 살의 우주는 만들기를 좋아하고 집중력이 좋아 혼자 놀기를 더 좋아하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여섯 살의 우주가 유치원에서 등, 하원길에 친구에게 인사를 하면 친구들은 우주를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고 지나쳤다.


일곱 살의 우주는 여전히 외롭고 유치원에서 "저는 못해요."라는 말을 자주 하는 자신감과 자기 확신이 부족한 아이였다.


여덟 살 학교에 입학한 우주는 친구들에게 다가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느끼고, "나는 친구가 없어!"라고 시무룩하게 말했다.

늦여름의 어느 날, 해 질 무렵 놀이터에서 친구들을 만났고 모두가 우주만 남겨 둔 채 사라져 버렸다. 우주는 그날 밤 외롭고 속상한 마음을 글로 남기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고, 나는 가만히 우주의 등을 토닥였다.


아홉 살 12월의 우주는 친한 친구가 서너 명 있고, 처음으로 몇 번의 생일파티도 초대받았으며 "우주야 놀 시간 있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얼굴이 환해진 우주를 보며 '이제 우리 우주가 외롭지 않겠구나' 안도감이 든다.

어린 나이에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쌓아두며 마음이 아팠을 우주가 안쓰럽지만 단단해지는 시간이었으리라 믿는다.


우주의 곁에 친구들이 있고, 태권도 1품을 따고, 받아쓰기 100점을 맞고 "내가 받아쓰기는 잘하지"라고 말하는 우주를 보며 감사함을 느끼는 12월이다.


혹시 지금 아이가 외롭고 추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느라 마음이 시린 부모가 있다면 따뜻한 온기를 전하며 꼭 안아 위로하고 싶다.

"따뜻한 봄날이 올 거예요. 힘을 내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