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듣 는 것들

- 나부터 잘하자

by 북돌이

살면서 말 안 듣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상황도, 심지어 내 마음조차도.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화가 난다.

화를 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이상하게도 화가 난다.


아마 그렇게 타고난 것 같다.

화를 내는 방식으로 세상을 견뎌온 사람.

억울하면 말하고, 답답하면 쏟아내고,

속이 시끄러워야 조금은 살아있는 것 같았던 사람.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니 이제 와서 고요해지라니,

그건 좀 어렵다.


(에휴...)


결국 또 한숨이 나온다.

한숨이란 게 참 묘해서,

숨을 내쉴 때는 내려놓는 것 같다가도

다시 들이쉴 땐 같은 생각이 돌아온다.

그렇게 하루가 간다.


화가 나는 건 언제나 ‘통하지 않을 때’다.

이유를 말해도, 마음을 보여줘도,

상대가 듣지 않을 때.

그런데 가끔은,

그 ‘상대’가 내가 될 때도 있다.

내 마음이 내 말을 안 들을 때.

하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또 반복할 때.

그럴 때면 남 탓할 수도 없어서

조용히 나를 원망하게 된다.


화를 내는 일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든다.

그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배가 고프다.

뭔가 달콤한 게 당기고,

가만히 누워 있고 싶다.

그러다 보면 또 허무해진다.

나는 왜 이렇게 매번 지치면서도,

같은 감정의 패턴을 반복할까.


예전엔 화를 내는 게 나를 지키는 일이라고 믿었다.

세상에 지지 않겠다는 몸부림 같은 것.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건 나를 조금씩 갉아먹는 습관이기도 하다는 걸.

화를 내면 순간은 통쾌하지만,

그 후엔 늘 후회가 따라온다.

말을 던진 사람보다,

말을 들은 내가 더 오래 상처받는다.


생각해보면, 말 안 듣는 건 세상이 아니라 나다.

다짐을 들어주지 않고,

조언을 무시하고,

오늘도 같은 후회를 반복하는 나.

결국 가장 말 안 듣는 건 나 자신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 한다.

화를 내고 싶을 때,

일단 입을 닫고 마음속으로 한 번만 되뇌어 본다.

“진짜 이 말이 꼭 필요한가.”

“이 감정이 지나가면, 나는 괜찮을까.”

그 짧은 멈춤 하나로

세상이 조금 덜 시끄러워질 때가 있다.


물론 늘 성공하는 건 아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화를 냈고,

또 후회했다.

그래도 예전보다 조금 덜 지친 건,

이제는 나를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화가 난다는 건,

아직 기대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사람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기대가 완전히 사라지면

그땐 아마 화도 안 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은 괜찮다.


말 안 듣는 것들은 여전히 많다.

세상도, 사람도, 나도.

그래도 그냥… 그런 날도 있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은 이만 두 번째 한숨을 쉰다.


내 안의 화 다스리기 저자(글) · 박윤정 번역


ISBN 9788990287236

발행(출시)일자 2003년 07월 25일

쪽수 302쪽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Lion taming/Perkins, B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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