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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진안, 삼척, 미소지진

조용한 땅의 숨겨진 울림

by 내셔널지영그래픽
조용한 땅의 숨겨진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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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이 땅 아래에서는, 매일 밤낮없이 미소지진이라는 작고 조용한 떨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처럼, 규모 2.0 미만의 아주 미약한 진동은 대부분의 사람이 감지하지 못하지만, 첨단 관측 장비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기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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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1.1, 1.3, 1.5와 같이 소수점으로 표현되는 이 작은 떨림들은, 지구의 판(Plate)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에너지를 방출하며 한반도를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땅은 쉬지 않고 미세하게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작은 진동이 느껴지는 순간, 그 땅이 품고 있는 과거의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전북 진안군에서 발생한 1.1 규모의 미소지진. 전북 지역은 역사 기록상 익산, 전주, 진안, 무주 등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았으며, 17세기에는 가옥이 무너지고 인마가 쓰러지는 큰 피해를 유발했던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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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년 현종실록). 땅은 수백 년 전의 격렬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작은 떨림으로 존재를 증명합니다.

​강원 삼척시의 1.3 규모 진동. 동해안의 삼척 근해는 1681년 양양-삼척 근해에서 큰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바다와 맞닿은 땅의 깊은 곳에는 해양 지각의 움직임이 새겨져 있으며, 작은 파문처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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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의 1.5 규모 떨림. 경주는 2016년 우리나라 관측 이래 최대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던 곳이며, 신라 시대인 779년에도 1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큰 지진이 있었습니다.

역사의 고도(古都) 경주는 수천 년 동안 격렬한 땅의 움직임을 견뎌왔으며, 이제는 미소지진을 통해 조용히 그 아픔과 역동성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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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작지만 매일 존재하는 미소지진은, 땅이 우리에게 보내는 조용한 경고이자 끊임없는 삶의 증거입니다.

우리는 이 작은 떨림들을 무시하기보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땅과의 공존을 위한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땅은 때때로 크게 울부짖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이처럼 조용히 속삭일 뿐입니다.

그 속삭임 속에서 우리는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평화로운 일상 속에 숨겨진 땅의 역동성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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