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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KOM Oct 07. 2015

걸음이 느린 아이

나는 걸음이 느린 사람이다.

걸음이 느린 내가 어느 순간부터
그대를 따라 빨리 걷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느낀 설레이는 감정에 신난 나머지

힘든것도 잊고 그대를 따라 빨리 걷기도하고

때로는 뛰기도 했다.
하지만 그대는 단한번도 돌아봐주지 않았다.

이런 나를 아는지모르는지 여전히 뒷모습 뿐이었다.
그리고 지쳐버린 나는 느린걸음조차 걷지못하고

한동안 그대로 멈춰있었다.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걸으려는데

누군가 내뒤에서 내느린 걸음에 맞춰 걷고있다.
내가 멈추면 따라 멈추고

내가 빨리 걸으면 빨리 걸어온다.
나보다 먼저가라고 해도 내 걸음을 맞춰준다.

그리고 내앞에는 아직도

그대의 뒷모습이 아련하게 보인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앞지르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
 그리고 이젠 몹시 이기적이게도

내 뒤에서 내 느린걸음에 맞춰 걷고있는

그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
어느날 그 누군가마저

내앞으로 달려가버릴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냥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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