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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용례 :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쓰다

그래서 마음을 담아 쓰다

by 글짓는 날때

어젠 종일 읽었습니다.

종일 읽다가 엄청난 제목을 발견했고

한참을 깔깔 웃었답니다.


오해도 이런 오해가 있을까요.

[산자여 커져라] 라니!!! 무슨 맛있는 이야기를 쓰신 거얏!!???

'살아있는 자여 커저라'인 줄 알고 놀라 읽었죠.

네, 우리나라 전통 한과 '산자(유과)' 였던 거예요.


더군다나 단순한 과자 이야기가 아니었답니다.

노력과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 예쁘게 담은

'산자'같이 달큰하게 녹아 스며드는 이야기였죠.

크게 한입 배어 물었더니 입안 가득 온통 달콤함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조용히 읊조렸습니다.

'이 집 맛집이네'


영화 '배를 엮다{행복한 사전)' 새로운 사전에 대한 기획 회의 장면 中


단어의 의미를 알고 비로소 읽으니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들이 마음에 담깁니다.


오랜 시간을 정성 들여 진진하게 지어 내어 놓으신

마음들 덕에 마음이 부른 하루였답니다.


이런 거겠죠.

쓴다는 건, 글을 짓는다는 건,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획을 그어 의미를 담고 단어를 엮어

마음을 전하는 것.


영화 '배를 엮다{행복한 사전)' 다케 할머니와 대화 中


세상의 맛있는 음식의 수는 이 세상 어머니의 수와 같다는 말이 있죠.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나오는 문장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많이 같지만 저마다 다르게 특별하다는 의미일 거예요.


획을 긋는 모양과 모은 단어의 의미와 엮고 싶은 이야기,

전하고자 하는 마음 역시 많이 닮았고 또 크게 다르겠죠.

뻔한 이야기요? 아니요. 익숙한 이야기일 뿐 다른 이야기일 겁니다..

그래서 더 깊이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잘 담기 위해서 또 잘 전하기 위해서.


많이 웃었고 많이 배부른 날이었답니다.

즐거운 기억이기에 김치 부침개와 영화 한 편으로 갈무리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건배를 권합니다.

"산자여 커져라!"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info.

영화_ 「배를 엮다 (행복한 사전)」 2016년

좋아하는 문장_ "모르니까 대화를 하는 거잖아" 다케 할머니와 대화中

나만의 킬포_ "고양이 토라짱"


epil.

눈이 부신 날에 김치부침개 드셔 보셨나요? 꼭!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info.

맛집이에요. 한 번쯤 들려 보시길 바랍니다.

location : https://brunch.co.kr/brunchbook/todayhrr


걱정.

혹여 조금이라도 불편하시면 말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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