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삼남 -
2027학년도 수능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그 가족들은 얼마나 긴장되고, 가슴이 두근거릴까?
아이 수능을 4번이나 겪은 나 또한 이 맘 때면 수능을 앞둔 가족의 마음이 된다.
작년을 마지막으로 나는 수험생 가족에서 비로소 벗어났다.
큰아들 고3, 재수, 작은아들 고3, 재수까지
4년의 수능을 연달아 치르며, 4년 동안 수험생 엄마였던 나는
4년을 아니, 수시를 준비했던 큰아들 고등학교 내신까지 합치면 근 6년을 내내
입시에 마음이 쪼그라든 채로 살았다.
아들이 중간고사 한번 망치면 나도 같이 절망스럽고 우울했던 날들이 있었다.
입시를 모르는 사람들이야 시험 한 번에 뭘 그렇게 예민하게 연연하냐 하겠지만,
우리나라 입시제도에서 시험 한번 망친다는 건
내내 살얼음 속에 준비한 수시를 포기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내신 등수 한 번에 대학 레벨이 왔다 갔다 하는
엄청나게 큰 일이라는 걸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올해야 비로소 수능일과 자유로운 사람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수능일이 다가오니 수능일에 나는 특유의 바람과 공기에
마음이 쫄깃해진다.
내 아들들이 수험생이 아니니 진짜 모든 수험생들을 응원하게 된다.
이제까지 본 시험 중 가장 잘 본 수능이길,
앓던 감기도 당일엔 싹 나아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임하길..
1교시 국어시험에 멘탈이 나가 올해 수능 포기했다고 절망하지 않기를,
마지막 교시까지 정신 꽉 붙들어 매어 내내 잘하다가 탐구에서 황당한 성적을 받아 들지 않기를...
응원하고, 기도한다.
그리고, 수능을 보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한 마디!
이제까지 키우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고,
힘든 순간들을 이겨낸 당신에게 좋은 날이 올 거라고,
햇빛같이 다사롭고 희망찬 내일이 올 거라고...
나의 경험을 담아 작은 위로를 건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