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지 않은 이유
강소이(2023년 한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인)
밤이 차갑고 무거워도
무섭지 않은 이유는
새벽 바다에도 치열한 태양이 오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 사람 사는 마을 기슭에 올라 밤새 산사람들은 고사리를 뜯어
여행객들의 해장국을 총총총 끓일 것이다
도도한 듯 너그러운
한라산은 꿈속에서도 몸을 허락할 것이다
포슬한, 야들 거리는 줄기로
산 사람의 흙 묻은 손을 토닥일 것이다
산은 언제나 빛으로 충만하다
사람과 산에서 솟구치는 빛의 위로,
길 잃은 이들도 넘어지지 않는 오직
하나의 이유다
6 시집 [다시 눈부신 하루] 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