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st in the world

dust in the World

강소이(2023년 한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인)


유리창 밖, 거리를 내다보고 있다

이곳의 모래 언덕들,

이생처럼 불어오는 바람의 언덕


창가에서 20년 전쯤 처음 겪었던

슬픈 기억을 떠올리며

달리는 차들을 바라보다가, 결정한다

20년 동안, 먹여 키워왔던 정성스러운 좌절과 절망

이제 또 단호하게 떠나보내야겠다고

여러 번 여러 번

멀리멀리 소포 꾸러미에 실어 보냈건만

다시 찾아와 그녀의 옷자락을 잡곤 한다

하지만 주변의 사물들, 키워온 인연도

세상 속에 먼지였음을,

먼지가 모여 서녘 하늘에 노을이 된다'는 것을


무한으로 건너가는

창밖 도로를 달리는 바람의 옷자락


저 무한으로 번져가는 황홀한 노을빛에

이제는 기대고 싶다

노을 너머에는

빛으로 계신 하늘의 存者가 있다고 한다


6 시집 [다시 눈부신 하루]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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