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사하러 왔어요
안녕하세요
브런치로 처음 드리는 인사입니다
웃기고 싶어서 지금 위치 문장만 네 번째 수정 중인데요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서 웃음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날씨가 부쩍 추워졌는데 옷은 따숩게 입고 다니시나요
..라고 하기엔 기온이 내려간 지 꽤 됐지만
올해를 보내기 싫은 나머지 그 사실을 한참 외면하다가 인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길거리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는 지금에서야 보게된 단풍나무 덕에 겨우 받아들였답니다
그동안 단풍나무인 줄도 몰랐는데..
너는 언제나 푸를 줄 알았어…
왜 혼자 앞서가는 거니..?
이제 그만 슬퍼하겠습니다
단풍나무는 오늘의 주인공이 아니라서요
오늘의 주인공은.
접니다.
글을 쓰고 있는 제게
글이란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긴장감이 높아 불안에 떨며 사는 사람에게 말이라는 도구가 얼마나 잔인한지 아실까요
말은 입가에 맴도는 것을 잘 정돈하여 알맞은 타이밍에 알맞은 톤으로 알맞게 내뱉는 일이죠
그것도 신속하고 정확하게요. 그렇지만 글은 그 신속과 정확의 시간을 벌어주는 도구입니다. 저는 그 도구를 꽤 잘 활용하는 사람이고요
그래서 글이랑은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놔준 적이 없거든요.
그렇지만 여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건
지난 어느 여름, 우연히 알게 된 포스터 때문입니다
써온 글이라곤 정보와 비판으로 채운 기사밖에 없었으면서
남의 글은 잘 읽지도 않았으면서
독서와 에세이 쓰기를 함께하는 워크북 포스터를 보고 홀린 듯이 지원서를 쓰기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지원서에 이렇게 쓴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
“새로운 글을 써보고 싶어요”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어요”
사실 그동안 본인을 평가할 때
’도전‘과 ’열정‘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말하곤 했습니다
머무르는 사람이 되기는 너무 싫은데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기 위한 힘은 또 약해서
결국 열정적이지도, 도전적이지도 않고, 머무르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타박했죠
그런데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니 조금이라도 달리고 싶어 발을 구르고 있었더라고요
낯가림이 심해 새로운 만남을 추구하지도 않고 넉살이 좋지 않아 어른들 사이에 잘 끼지도 못하면서
어린 막내로 워크숍에 참석해 글을 쓰고 얘기를 나눌 용기를 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들은 “글을 참 잘 쓰시는 것 같아요” 그 한 마디로 여태 글을 쓸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시작을 잊고, 그 간절함을 지운 채로 저를 바라봤네요
왜 그랬는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시도들이 가져오는 다음 걸음이 저를 어떻게 만들지 궁금한 지금입니다
그리고 지금, 브런치가 찾아왔네요
2025년 11월 6일
브런치가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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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지난 알바이야기를 쓸 예정입니다
취향이 넘쳐나는 서브웨이를 함께 맛보시죠
12월은 외면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