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명복창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군대에서 처음 들었는데, 뜻은 이렇다.
"상급자가 내린 명령이나 지시를 하급자가 되풀이하여 말함.
이를 통하여 상급자는 명령과 지시가 정확하게 전달되었음을
확인 및 정정할 수 있으며,
하급자는 자기가 뭘 들었는지 확인받으며
그 시행을 다짐하게 된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의미를 알 것이다.
팀원 중에 올봄에 입사한 여자 직원이 있다.
20대의 젊은 직원으로, 직장 생활 경험은 인턴 정도만 있고,
회사에 정직원으로 근무한 경험은 없다.
그래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였다.
이 직원이 입사하고, 얼마 후에 업무지시를 내렸다.
신입사원이라 그냥 단순한 업무 지시였다.
그런데, 이 직원이 내가 내린 지시 사항을 복명복창 하였다.
사실 그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며칠 전에 제가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내렸는데,
이 직원이 복명복창을 하였다.
이때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직원은 입사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복명복창을 했었던 것이다.
그날, 퇴근하는 길에 곰곰이 혼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친구가 군대를 다녀오지도 않고,
인턴 생활이 전부인데,
어디서 복명복창 하는 것을 배웠을까?'
'고등학교 가사 시간에 이런 걸 배우나?'
이렇게 복명복창을 하는 직원은 흔하지 않다.
업무 지시에 그냥,
'네 알겠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로 끝내는 사람이 대부분이니까.
그래서, 다음 날 그 직원에게 복명복창하는 것을 어디서 배웠는지 물었다.
하지만, 그 직원의 대답은 의외였다.
'복명복창 뭐예요?'
이 말 자체를 몰랐다.
그래서, 더 의아했다.
말 뜻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 직원의 대답은 이랬다.
"인턴 때는 느끼지 못했던, 책임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선배나 상사들이 내린 지시사항을
더 꼼꼼하게 챙기기 위해서,
그 내용이 맞는지 스스로 말로 혹은 글로 되풀이해 보자는
마음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이 대답을 듣고, 참 기특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복명복창을 하게 되면,
자신은 상사의 지시사항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되고,
상사 입장에서는,
자신이 내린 지시를 전달받은 사람이 정확하게 인지했는지를
파악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복명복창을 하는 사람은 신뢰가 쌓인다고 생각한다.
나도 알게 모르게 그 직원에게 신뢰가 쌓이고 있었다.
'알겠다고 하는데, 내가 한 말을 정말 잘 이해한 걸까?'
이런 의심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직원은 아마 지금은 잘 모를 것입니다.
본인이 하는 이 복명복창이 엄청난 신뢰를 준다는 것을.
그리고,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나는 사회 초년생 때 이렇지 못했는데,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직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