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실수를 해버렸습니다

목구멍으로 삼켜버리는 억울함

by 몽글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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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연달은 회의에 협력사 미팅이 끝나고 보니 이미 사라진 내 점심시간. 크게 숨 들이마시고 다음 미팅 들어가기 5분 전에 간식거리를 입에 넣었다. 이건 ‘음식을 먹는다’가 아니라 ‘음식을 넣는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렇게 다음 미팅이 또 시작되었는데, 불안하게 전화가 온다. 이미 들어간 미팅이니 중요한 부분을 빠르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며 잠시 회의실을 나온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에 맞춰 핸드폰도 화면을 자꾸 깜빡인다.


“지금 카톡방 확인하셨나요?‘


어떤 인사도 없이 훅 들어오는 다급한 질문은 뒷말을 듣지 않아도 파노라마처럼 내가 어떤 부분을 잘못했는지 캐치가 됐다.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


급하게 킨 카톡방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질문들이 달려 있었다.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 내가 보낸 질문이 업무에 있어서 혼선을 주었던 것이다. 보다 깔끔하게 논의된 바를 정리하고 다시 회의실에 들어가 진행 중이던 미팅을 마무리 짓고 협력사분을 보내드린다. 다음 회의는 부장님이 참관을 꼭 하라고 부탁한 회의이다. 내가 아닌 같은 팀원에게 부장님이 부탁했으나 입사일이 10일 더 빠르다는 이유로 다시 나에게 토스된 회의였다.


벅차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당장 눈앞에 있는 일을 해결하기에 바쁘다. 오늘 업무 속 마지막 회의를 마치며 나오니 실수를 한 내가 싫었다. 동시에 감당이

안될 만큼 업무가 많은 것에 살짝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입사한 지 12일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1분도 못 쉬고 업무를 하니, 숨을 꾹 참고 100m 달리기를 하는 기분이다.


행사 때 쓰일 종이들을 다 정리하고 있을 때 살며시 총괄님이 온다. 그러며 툭 던진 말이 왜 이리 아팠는지, 요즘 많이 지쳤다는 게 느껴졌다.

“내가 이런 일 하려고 입사했나~ 이런 생각 드는 거 아니죠?”


평소라면 하하 웃고 말았을 말씀에 왜인지 오늘은 울컥했다. 행사에 쓰일 큐카드 100장을 프린트해서 하나씩 혼자 붙일 때도 행사에 참여할 분들 107명에게 전화를 돌릴 때도 억울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잘해보려고 한 일들에 내가 실수를 한 것, 그것이 그렇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부장님이 나를 툭치며 하시는 말씀은 “여기 맨탈이 약해”였다.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던전 말 한마디가 잔상처럼 머릿속에 남는다. 바로 옆 팀장님이 “그러면 저희 팀에 데려갈게요”라며 잽싸게 대답하시는 말씀에 입은 웃었지만, 마음은 복잡한 게 사실이다.


나는 꼭 지나간 일들을 그 자리에 두지를 못한다. 두 손에 꼭 쥐고 다음에도 그것들을 가져간다. 과거의 일에도 작별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음에도 아직도 서툴다.


행사가 다 끝나고 복귀를 하면서 적는 이 글들에 나는 어떤 것들을 남길까? 억울함보다는 성장으로 남겨두자. 내려놓고 다음 프로젝트로.


*커버사진 출처 : https://www.instiz.net/pt/6847034?nochec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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