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는 중요한데요?
입사할 때 받았던 메일에는 9시 출근에 6시 퇴근으로 안내를 받았다. 지금 시간은 19시 21분. 꽤나 일찍 집을 가는 기분이다. 야근이라고 말하기 부끄럽다고 생각될 만큼 나에게는 오히려 이른 퇴근 시간. 친구가 보면 식겁할 정도로 야근이 많은 나날들이다. 그런 내가 조금 신경 쓰이셨는지 부장님이 할 말이 있다며 카페를 가자고 하셨다.
부장님은 달달한 커피, 나는 아아를 주문했다. 익숙한 말들이 부장님으로부터 흘러나왔다. ‘너무 힘들어 보여서 불렀다.’, ’ 어떤 게 힘드냐 ‘ 그에 나의 답변은 마치 정해진 대본처럼 술술 흘러나온다. 사회생활하며 배운 것은 너무 솔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늘 티타임은 연봉이야기 때문에 부르신 거였다. 미시적으로 보지 말고 거시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 너무 과도한 프로젝트들에 내가 지쳐서 퇴사할까 봐 걱정이 되셨는지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를 쭉 이어가셨다. 20대 때는 원래 돈이 중요하지만, 막상 일해보면 같이 일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부장님의 말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갔다. 회사 정책상 입사 이래로 1년 이후에나 연봉협상이 가능한 관계로 나는 엄밀히 따져서 약 2년 동안은 연봉이 동결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직장인들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일을 해가야 할까?
이 세상에 답은 없지만, 분명히 나에게 오답은 존재할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부장님이 말씀하신 ‘거시적인 그림‘이라는 키워드 때문이었다.
부장님은 본인이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고 하셨다. 이제는 회사를 차리거나 다른 회사의 본부장의 자리로 가는 것뿐인 부장님이 연봉을 더 올라갈 수 있음에도 이 회사를 있는 이유. 그건 경험 때문이었다. 더 다양하고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가득 찬 프로젝트들이 부장님 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J곡선으로 연봉이 오른다고 하신 부장님은 나 스스로의 연봉에 대한 불안을 꿰뚫어보며 말이 이어졌다. 우리가 가는 방향에는 다소 어려움이 많이 있다는 것.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있다는 것.
나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나에게 해당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많은 리더분들이 하셨던 이야기들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오늘 이 이야기들을 적는 이유는 내가 ’회사 다니는 기계‘는 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부장님은 마지막에 행복하자는 말씀을 하셨다. 너무 이른 나이에 소중한 친구를 잃고 깨달은 것이 ‘우리는 행복하려고 산다’였다고 한다. 내가 지금보다 쉬운 일을 하면 행복할까? 아니면 어려워도 지금보다 돈을 더 받으면 행복할까? 나도 알고 있다. 나는 아직 부족해서 연봉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진지하게 마음을 담아서 주신 말씀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시간이 흘러 40대가 된다면, 나는 20대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미시적인 것보다 거시적인 그림을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라.. 면밀히 보면 참 좋은 말이기도 하고 무책임한 말이기도 하다. 경험과 좋은 사람이 함께하는 삶은 돈으로 환산하면 가치가 어느 정도 될지 상상할 수는 없다.
이 글을 같이 보고 있는 분들에게도 묻고 싶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세요?”
“연봉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