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솔직히 말하면 조금 실망했다. “9급 초봉 215만 원? 세금 떼면 190만 원도 안 되겠네…” 민간 대기업 친구들 월급 얘기 들을 때마다 속으로 한숨만 나왔다. 그런데 실제로 첫 월급 통장을 열어보니 284만 원이 찍혀 있었다. 그 차이를 만든 건 바로 ‘수당’이었다.
공무원은 기본급이 낮아 보이지만, 수당이 워낙 촘촘해서 실수령액이 민간 신입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2026년 기준으로 내가 매달 받는 수당을 정리해 보니, 이게 없었으면 진짜 빡빡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액급식비 15만 원 → 점심값 걱정 끝
직급보조비 19만 원 → 9급이라도 이게 있으니 숨통 트임
가족수당 → 배우자 4만, 아이 둘 있으면 25만 원 넘게 추가
초과근무수당 정액분 10~20만 원 → 야근 좀 해도 피곤이 덜함
이 네 가지만 해도 월 60만 원은 그냥 들어온다. 싱글이라 가족수당은 없지만, 대신 야근이 잦아서 초과근무로 채운다.
명절휴가비 (설·추석) → 기본급 60%씩, 연 250만 원 정도
성과상여금 → S등급 받으면 300만 원 넘게 한 번에
정근수당 → 7월, 1월에 챙겨줌 (경력 쌓일수록 커짐)
작년 말 성과상여금 320만 원 들어왔을 때, 진짜 “공무원 해서 다행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육아휴직수당 → 월급 100% (최대 250만 원)
연가보상비 → 안 쓴 연차 현금화
대우공무원수당 → 선발되면 기본급 4.1% 평생 추가
특히 육아휴직은 민간과 비교 불가 수준이다. 동기 중에 아빠 된 친구가 “민간 다니다가 공무원으로 이직한 게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정도.
결론적으로 9급 초봉 세전 284만 원, 세후 255~265만 원 이 돈이면 서울 원룸 살면서 저축도 하고, 주말엔 맛집도 다닐 수 있다. 기본급만 보고 겁먹지 말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공무원 생활 3년 차가 된 지금, 월급보다는 ‘예측 가능한 삶’이 제일 큰 복지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야근이 있으면 수당이 있고, 아이 낳으면 육아휴직이 있고, 명절엔 보너스가 있다.
합격한 너, 진심으로 축하해. 첫 월급날 통장 잔고 보면 아마 나처럼 놀랄 거다. 그리고 그날부터 “내가 왜 이렇게 공무원 시험을 붙였나” 하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