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내향인의 도시 여행기
2025년 10월 02일의 기록
개인적으로 저는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문과라고 하는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의 사명(?)과 같은 심정으로 책을 사랑하는 것도 있지만, 책을 넘길 때의 감촉이나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의 그 몰입감, 심심할 때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집 근처에 교보문고가 있어서 심심치 않게 자주 교보문고를 가며 책을 찾아보고 흥미로운 책이나 재밌어 보이는 책은 가격 생각하지 않고 사는 스타일이라 집에도 책이 많습니다. 물론 읽지 않은 책도 많지만, 서점에서 원하는 책을 만났을 때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 많이 사두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을 작성하며 대단히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자주 가는 건대입구역 근처에 독립서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네이버 지도에 검색을 해보니 독립서점이 바로 역 근처에 뜨는 것을 보고 저의 무지몽매함에 한탄하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독립서점에 대해 더 자세히 알면서 독립서점에 매력에 한 번 빠져보고자 건대입구역 근처 독립서점 방문기를 보고서로 작성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 독립서점에 대해 흥미로웠던 점은 간판이었습니다. 대게 상점이나 수익을 내야 하는 가게들은 간판을 대단히 뽐내고 사람들에게 눈에 들어오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찾은 <도토리 책방>이라는 독립서점은 간판을 크게 걸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습니다. 여기가 맞는지 두리번거리다가 앞에 있는 <도토리 책방>이라고 쓰여 있는 조그만 간판을 보고 그제야 서점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뭔가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점장님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느낌을 가득 받을 수 있는 첫인상이었습니다.
추가로 앞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책방만의 규율을 유리에 붙여놨던 점입니다. 내용은 책 마음껏 읽기, 마음에 드는 구절 필사하기, 멋진 책 구매하기, 비밀 책, 문구류 등을 구경하기 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저는 독립서점에 대해 점장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도토리 책방>입니다. 오늘 외부 행사가 있어 책방지기가 자리를 비우게 되었어요. 천천히 둘러보시고, 도토리에서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공간을 소중하게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약 책을 구매하신다면, 아래 계좌로 입금과 함께 책방지기 연락처로 구입한 책 이름 메시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립서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읽은 문구입니다. 나를 반겨준 건 점장님도 사람들도 책들도 아닌 하나의 공지였습니다. 내용은 위와 같았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점장님은 계실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안에 있는 공간까지 봤지만, 정말 도토리 책방에서는 저만 있었습니다. 대형서점에서는 생각도 못 할 일입니다. 아니 그냥 상가에서는 무인 매장 빼고는 생각도 못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문구였습니다. 그저 책을 살 때는 계좌에 돈을 보내고 메시지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그냥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다름 아닌 호칭입니다. 점장님은 자신을 책방지기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뭔가 책방지기라고 하니 등대지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한국적인 직책이라는 점에서 더 눈에 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