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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서점 여행기 (2)

극내향인의 도시 여행기

by 박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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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안쪽에는 앉아서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앞에 유리에 붙어있는 설명을 보면 독서 모임도 이곳에서 운영 중이라고 하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보면 이곳에서 독서 모임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간은 대단히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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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을 하는 공간을 나와 다시 서점 공간을 구경했습니다. 생각보다 좁은 공간에 많은 물건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어 볼거리가 풍부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선 저의 눈에 처음으로 들어온 공간은 <도토리 문구점>이라고 불리는 코너였습니다. 이곳에는 책방지기님이 엄선하여 고른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들로 가득했습니다. 왼쪽 아래에는 나마스떼! 히말라야의 선물이라고 불리는 소원 팔찌와 파우치가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판매 수익금이 티베트 난민촌으로 기부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형서점에서는 한쪽에 이런 코너를 형식적으로 만들어 놓은 형식이 강하지만, 이 독립서점은 다릅니다. 좁은 공간에서 상당 부분을 이런 후원 혹은 기부를 할 수 있는 물건을 진열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또 “쓰레기와 싸우는 컵”이라고 하는 컵도 팔고 있습니다. 치약도 팔고 있었는데요. 물건의 이름표들이 한국적이고 대단히 흥미로운 이름들도 작명된 터라 이름 읽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래쪽에 있는 헌책들이 3천 원에 파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3천 원이면 시중에 커피 한 잔 가격도 안 되는데요. 이 가격으로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책을 읽음으로써 지식을 축적할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 자주 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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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록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내용 중에는 부산에서 왔다가 재미있게 놀고 갔다는 내용과 더불어 책 속에 파묻혀서 즐거웠다는 내용의 후기도 들어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 공간에서 즐기다 간 것 같아 독립 서점이 지역 생활권과 밀접하게 엮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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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독립 서점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바로 책방지기가 원하는 유형의 책들로 책방을 구성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도토리 서점>의 책방지기님은 수필과 기획특집 그리고 환경과 같은 분야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환경친화적인 책과 수필이 <도토리 책방>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책방지기님은 에세이를 강조하셨는데, 그 내용을 문구로 적어두셨습니다. “에세이는 문학 가운데 수필의 하나로,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그 에세이가 바로 이 책의 이름에서 시작됩니다. 미셸 몽테뉴는 프랑스 작가이자 철학자입니다. 이 책은 은퇴 후인 1571년부터 1592년 죽을 때까지 20여 년간 쓴 107편의 이야기입니다. - 나는 잠잘 때는 잠을 자고 춤출 때는 춤을 춘다.-” 이 문구를 에세이 칸 밑에 적어 놓고 책방지기님은 몽테뉴의 에세를 바로 위에 책을 비치해 두었습니다. 책에 대한 설명을 포스트잇으로 밑에 표현함으로써 책방지기님이 옆에서 책을 설명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특정 분야로 구성된 책들이 있다는 점에서 취향이 맞는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천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취향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나 취향에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분야를 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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