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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Jan 01. 2019

2018 나만의 시상식

좋았던 것들을 기억하기


1. 올해의 소설 : 제노사이드

["이것은 그냥 암살이 아니라 '제노사이드'라고 생각했다. 목표는 이 세상에 한 개체밖에 없는 인류종, 단 한 사람을 '제노사이드'하는 것이다."]


인간됨에 대한 고뇌와 성찰은 무섭도록 눈부시고,

거의 모든 분야의 지식을 흡수하고 풀어낸 작가의 역량은 눈부시도록 찬란하다.




2. 올해의 비소설 :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삶의 가치판단을 할 자격은, 그리고 '자격'을 정할 '자격'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있다. 행복을 정할 자격 역시 자기 자신에게 있다. 그 누구도 타인의 삶을 멋대로 평가할 수 없고, 그것은 이미 모두가 혐오해 마지않는 갑질이 될 뿐이다."]


초라한 현실과 불편한 진실 앞에서도

충분히 건강하고 대단히 당당한.




3. 올해의 애니메이션 : 코코

["If you close your eyes and let the music play Keep our love alive, I 'll never fade away"]


잊지 않으면 만날 수 있으니까




4. 올해의 영화 : 원더

["어쩌면 중요한 것은 그걸 지도 모른다. 사실 난 평범한 애가 아닐지도 모른다. 서로 생각을 안다면 깨닫게 될 거다.

평범한 사람은 없다는 걸

우린 평생에 한 번은 박수받을 자격이 있음을"]


이 영화가 사탕이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너무 많이 닳고 닳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딱 한입씩 베어 물고 싶다.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는 다짐인지 희망인지 모를 것들이 희미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영화




5. 올해의 식당 : 권숙수

전통적인가 하면 이국적이고, 뻔한가 하면 참신하다.

사람들이 한식 파인 다이닝에 대해서 기대하는 거의 대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곳




6. 올해의 바 : 버블 앤 코클스

누군가 나를 여기에 데려간다면 그 사람의 센스를 다시 평가할만한 곳




7. 올해의 뮤지컬 : 프랑켄슈타인

안 본 사람 없게 해 주세요




8. 올해의 노래 : 그루비 룸 - 어디쯤에

["좋았던 우리 추억을 다 꺼내도 안 되는 거지?

이젠 그런 거잖아"]


자존심 상해서 다른 노래 꼽고 싶었는데 어쨌든 올해의 노래




9. 올해의 웹툰 : 이토록 보통의

["난 예전부터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랑 이별하면 이 노래를 들을 거라고 다짐해왔어. 그래서 지금껏 별 볼 일 없는 남자들과 이별하면서는 절대 안 들었지. 그 순간을 위해 아끼려고

그리고 그거 아니 D.

난 너와 헤어지면 이 노래를 듣게 될 거야."]


너라는 미지수를 구하기 위한 수만 가지 방정식

수많은 오답과 지루한 풀이과정이 빼곡하게 적힌 손때 묻은 노트 같은 웹툰




10. 올해의 전시회 : 신여성 도착하다

["저것이 무엇인고 시속 양금(바이올린)이라든가 아따 그 계집애 건방지다 저것을 누가 데려가나"]


우리는 또 어디에 도착할까

페미니즘의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어느 과거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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