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하 Feb 07. 2019

[뮤지컬] 어째서 조승우인가

19.01.06 지킬 앤 하이드 관람기

자주는 아니지만 매분기별로 공연 중인 대형 뮤지컬을 보러 가곤 한다.

"뮤지컬"이라는 장르, 특히나 대형 뮤지컬은 영화나 연극 등의 기타 오락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압도적인 박력과 묵직한 울림을 주기 때문에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좋은 자리에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하지만 작금의 티켓 가격이 과연 합리적인 수준에 형성되어 있는가? 하면 글쎄다)


작년 3분기에는 <프랑켄슈타인>을 봤고, 4분기에는 <웃는 남자>를 봤다. 두 작품 모두 러닝타임 내내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만큼 끝내줬는데, 인스타그램에만 호들갑을 떨면서 짧은 감상을 남겼을 뿐이고 브런치에는 따로 감상평을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 돌아보니 기억이란 휘발성이 강해서 그때의 감동과 감격을 제때 남겨두지 않은 것이 약간 아쉬웠다.


그래서 약 1개월이 지난 지금 이 순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감상평을 남긴다. 당일 뮤지컬이 끝난 직후에 쓴 -써재낀- 것이라서 굉장히 산만하고 주접스러움을 양해 바란다.


+) 나는 수강신청도 족족 실패했던 지독한 X손이라서 조승우 캐스팅 공연을 4번이나 실패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가 도와줘서 5차 캐스팅에 가게 되었다ㅋ


19.01.06 일요일 캐스팅보드

1. 넘버

유튜브로 하도 많이 들어서 넘버 전체를 외울 정도였는데 직접 들으니까 훨씬 더 짜릿했다.

누가 조지킬은 연기만 잘하고 노래 못한대ㅠㅠㅠㅠㅠ우리 승우 오빠 노래도 잘하는데...ㅠㅠㅠ탁성이 들려서 목 상태가 최상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파워풀하고 좋았다! 

몰라 나는 객관성 버렸어


넘버 중에 제일 좋았던 건

부동의 1위 'Lost in the darkness'.... 

처음에 "밤~ 검은 어둠~ 길 잃은 당신~" 하는 순간에 막 소름 돋고 난리엉엉 주무세요 아버지. 마침표까지 완벽했다. 조승우만이 할 수 있는 한 끗 차이의 연기!!!!!!!!!


2위는 'In his eyes'

솔직히 이 넘버는 최정원&김소현 버전과 너무 많이 비교됐다. 루시 역의 해나와 엠마 역의 이정화 둘 다 최정원, 김소현에 비하면 아쉬움이 짙은 것이 사실... 조승우도 다시 캐스팅됐는데 루시랑 엠마도 최정원, 김소현으로 했으면 훨씬훨씬훠ㅓㅓㅓㅓ어어 얼씬 좋았을 것 같다.


3위는 'confrontation'

내 마음속의 컨프롱 1등사이코+분노조절장애+소시오패스 그 자체인 양준모 버전이지만 그래도 승우 오빠 2등...

듣는 내가 다 숨이 차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킬링 넘버인 '지금 이 순간'은 예전만 못한 느 편곡이 바뀐 건지 약간 느끼해졌다.




2. 연기

전무후무한 티켓파워가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는 조승우의 연기... 아니 거기서 왜 혼자 다큐를 찍으시는데요...?


영화나 드라마는 편집 등으로 발연기를 어느 정도 버무려낼 수 있다. 그러나 뮤지컬은 다르다. 가창력은 너무 당연해서 아예 논외로 치고 발성과 딕션, 호흡 같은 배우가 갖춰야 하는 기본소양부터 표정은 물론이고 시선처리, 신체연기와 무용까지! 거의 모든 분야의 예술을 라이브로 평가받는 것이 바로 뮤지컬이다. 그래서 뮤지컬은 그 어떤 장르보다도 '주연'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니까 결론은

조승우의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꽤나 많았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평가 바라지 마세요




3. 무대미술

실망 실망 실망!... 솔직히 몇 년간 봤던 대형 뮤지컬 중에 제일 돈 냄새가 안 났다. 


주말 기준으로 R석 13만 원, VIP석 15만 원이면 적어도 집 하나는 불태우던가(레베카)

바다에 배를 띄우던가(웃는 남자)

샹들리에라도 떨어트리던가(팬텀)

실험실에 좀비들 매달고 스팀펑크+태엽 펑크 팍팍 가미해서 휘황찬란하만들야지(프랑켄슈타인)


그나마 볼만했던 게 약병으로 가득했던 지킬 실험실이랑, 시체에 불을 붙이는 장면 정도? 정해진 스토리가 있으니까 극적인 장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관객 입장에서는 지불한 가격에 비례하는 무대를 보고 싶다.




4. 스토리

... 스토리는 그냥 마음으로 이해하는 부분^^... 할 말이 없다...*@^#%+^,!;:-!!




5. 총평

(조승우만 빼고) 전체적으로 인색한 감상평을 남기긴 했지만 괜히 지킬 앤 하이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6년 전에 예당에서 양준모 캐스팅으로 처음 보고 두 번째 지킬인데 조승우는 정말 세상에서 지킬 앤 하이드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도

정말.... 지킬과 하이드 그 자


어렵게 구한 티켓인 만큼 기대가 컸는데 실망하지 않고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와서 너무 좋다. 기회가 된다면 홍광호, 박은태 캐스팅도 봐야겠다.


+) 그래서 홍광호 캐스팅 예매했다^_^

홍광호의 지킬 앤 하이드도 후기 남겨야지


-주접떠는 관람후기 끝-




매거진의 이전글 [전시] 내가 사랑한 미술관 : 근대의 걸작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