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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Jun 17. 2019

[전시] 데이비드 호크니 전

인싸들의 전시회

1. 인스타에 인싸들은 한 번씩 점을 찍고 왔다는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나도 보고 왔다. 솔직히 말하면 전 잘 모르겠던데요 ^_^...인싸가 아니라서 그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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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흥선대원군이랑 같이 갔는데 동양화에 전통주나 때리고 싶다 이러면서 그랜드캐니언 구경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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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음 그래도 어떤 그림들은 그 앞을 빙빙 돌게 만들었는데, <아카틀란 호텔> 시리즈는 정말 좋았다. 사물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선과 색을 세심하게 골라서 화면을 절약적이면서도 풍부하게(?개모순!) 구성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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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시점의 공간을 하나의 프레임에 담아 내가 마치 그 호텔 요모조모를 실제로 뜯어보는 듯한 구조감과 공간감이 느껴졌다. 그림이 크기도 크고 길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던 듯! 그래서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옆으로 갔다가 하면서 막 왔다 갔다 하면서 몇 번이고 호텔을 구경했다. 원색이 시원시원하게 쓰여서 색도 좋고 좋았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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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든 위대한 화가는 자기만의 미술사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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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들뢰즈의 말대로 위대한 화가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미술사를 요약한다. 그렇게 요약한 미술사의 연장선 위에 제 작품을 올려놓고, 그것과 기존의 것들 사이에 획을 긋는다. 여기에 성공하면 소위 '획기적'인 작품이 되고, 그 작품을 만든 화가는 위대해진다. -[미학 오디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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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집에 와서 이해에 참고할만한 책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구절인데 전시의 모든 섹션을 관람하고 나서 내가 느낀 점을 고오급 언어로 풀어서 써주고 있어서 소개해본다. 각 섹션별로 다른 작가가 그렸다고 해도 믿을 만큼 화풍을 꾸준히 바꾸왔다는 점에 감탄했기 때문이다. 판화, 에칭, 아크릴 물감, 콜라주, 색채는 야수파적으로, 빛은 인상파적으로, 시점은 입체파적으로!
그야말로 위대함의 반열에 오른 어느 화가가 자신의 방식으로 '요약해낸 미술사'의 증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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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런데 정말 아쉬운 점은
호크니는 <세계를 묘사할 수 있는 실험적인 방식들을 계속해서 모색했고>, <수많은 매체를 통해 보는 방식과 재현의 문제에 관해 의문을 제기해온> 작가인데, 관람형태나 전시실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작가의 "객체 해석의 해방"이라는 취지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동선이 지독히 번잡스러웠으며, 한번 퇴장한 섹션에는 재입장이 불가했다. 그리고 모두들 도슨트 이어폰을 끼고 심각한 얼굴로 해설을 듣고 있었는데, 정작 화가는 관람객들이 천편일률적인 해설을 듣고 자기 그림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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