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문서 만드는 법

배경이 있어야 에피소드가 계속 나온다

by KI Ki
이 시리즈는 AI를 활용해 장기 연재를 만드는 과정을 기록한 글이며, 실제 적용 예시는 브런치 연재 《와글와글 게임회사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관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조금 멀어진다.

뭔가 판타지 소설 같고,

SF 설정집 같고,

지도를 그리고 연표를 만들고

고유명사를 잔뜩 붙이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보자는 종종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그런 거창한 이야기를 쓰는 게 아닌데요.”

“그냥 브런치 연재나 에세이를 쓰고 싶은 건데요.”

“회사 이야기인데 무슨 세계관까지 필요한가요.”


이 생각은 이해가 간다.

그리고 반쯤은 맞다.


실제로 세계관 문서를 너무 거창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배경 설정을 자랑하려고 시작하면

대개 작업이 무거워지고,

정작 원고는 늦어진다.


그런데 반대로,

긴 글을 쓰려면 결국 배경 문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이건 판타지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회사 이야기, 가족 이야기, 학교 이야기 같은

현실 기반 글일수록 더 자주 그렇다.


왜냐하면 긴 글에서 필요한 건

멋진 설정이 아니라

사건이 반복해서 나올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야기할 건 바로 그 부분이다.


이번 화에서는 왜 배경이 먼저 잡히면

에피소드가 쉬워지는지,

그리고 세계관 문서를 설정 자랑이 아니라

사건 생성 장치로 쓰려면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계관 문서는 “멋있는 설정집”이 아니다.


이 배경에서 왜 일이 계속 터질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작업 문서다.


그렇게 생각하면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왜 배경이 없으면 초반 몇 화만 그럴듯하고 그다음이 어려워질까


초보자가 긴 글에서 자주 겪는 일이 있다.


처음 1화, 2화 정도는 비교적 잘 나온다.

실제로 겪은 장면도 있고,

하고 싶은 말도 분명하고,

처음이라 에너지도 있다.


그런데 4화, 5화쯤 가면

점점 제목이 비슷해지고,

장면도 비슷해지고,

결국 같은 말을 조금씩 바꿔 반복하는 느낌이 난다.


이건 글을 못 써서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더 자주 있는 원인은 따로 있다.


배경이 아직 사건을 계속 만들어내는 구조로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회사 생활은 이상하다”

라는 주제 하나만 들고 가면

처음 몇 화는 쓸 수 있다.

첫 출근이 이상했다

첫 회의가 이상했다

첫 상사가 이상했다


여기까지는 쉽다.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결국 물어야 한다.


왜 이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누가 누구와 부딪히는가.

무슨 구조 때문에 비슷한 긴장이 계속 생기는가.

이 회사는 바깥에서 볼 때 어떤 곳이고,

안에 들어오면 왜 다른가.

이 조직은 어떤 말과 어떤 암묵지로 굴러가는가.


이게 정리되지 않으면

에피소드는 점점 단발적인 일화 모음집이 된다.


읽을 땐 재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래 못 간다.


그래서 배경 문서가 필요하다.


배경 문서가 있으면

단순히 “이상한 회사 이야기”가 아니라,

이 회사에서는 이런 종류의 갈등이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상태가 된다.


긴 글은 바로 이 차이에서 버틴다.


세계관 문서는 판타지용이 아니라 반복 사건용이다


이걸 먼저 분명히 해두는 편이 좋다.


세계관 문서라고 해서

꼭 판타지 고유명사, 지도, 연표, 마법 체계 같은 걸 뜻하지는 않는다.


현실 기반 글에서도 세계관은 충분히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도 다 세계관에 속한다.

회사라면: 조직 구조, 분위기, 암묵지, 반복 갈등

학교라면: 반 분위기, 교사 구조, 학부모 압박, 숨은 서열

가족 이야기라면: 집안의 말투, 돈의 흐름, 돌봄 구조, 반복되는 감정 충돌

창업 이야기라면: 시장 상황, 팀 구조, 의사결정 방식, 자금 압박


즉 세계관 문서는

이야기가 놓이는 환경의 작동 방식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더 정확히 말하면,

세계관 문서는 “이 장소에서 왜 같은 종류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가”를 정리하는 문서다.


이걸 이해하면

세계관 만들기는 설정 놀음이 아니라

에피소드 뽑기 도구에 가까워진다.


실제로는 이렇게 썼다


가상의 게임회사 이야기를 밀어갈 때도

처음부터 화려한 설정집을 만든 건 아니었다.


핵심은 꽤 현실적인 질문에서 출발했다.

왜 이 회사에서는 사건이 계속 나올 수 있는가

게임회사를 몰라도 일반 직장인이 이해할 수 있는 구조는 무엇인가

주인공이 20년을 지나며 볼 수 있는 회사의 얼굴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초반엔 웃기고, 후반엔 구조가 보이게 하려면 배경이 어떤 모순을 가져야 하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다 보니

결국 세계관 문서가 생겼다.


그 문서의 핵심은 이런 쪽이었다.

한 번 크게 성공한 뒤, 그 성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중견 상장 게임회사

망하지는 않지만 누구도 안심하지 못하는 회사

돈은 벌고 있지만 그 돈 버는 방식이 사람을 지치게 하는 회사

미래는 필요하지만 미래를 준비할수록 현재가 흔들리는 회사


이 정도만 봐도 이미 알 수 있다.


이 배경은 멋져 보이려고 만든 게 아니다.

모순을 계속 발생시키기 위해 만든 배경이다.


즉 이 회사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갈등이 계속 생긴다.

라이브 서비스 vs 신작

개발 vs 사업

현장 vs 경영

숫자 vs 감각

책임 vs 권한


이렇게 되면 에피소드가 쉬워진다.


왜냐하면 사건을 억지로 찾지 않아도,

배경 자체가 갈등 엔진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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