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step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생의 다음 단계를 상상했다.
내가 상상한 다음 단계에는 오르는 길만 있었지 내려가는 길 따위는 상상하지 않았다.
인생이 참 재미있지?
오만 해 지려는 순간 벽에 부딪혔다.
잠시 멈춰 생각을 했다.
한 단계씩 올라가는 과정에서 벽을 만났다면, 이 벽만 잘 넘어가면 조금 더 높은 곳에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인생은 한 단계씩 오르는 계단이 아닌 듯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걸었던 길은,
그랬다.
남들이 말하는 비주류의 삶에 오히려 가까웠고, 높이 오르기를 갈망하지만 더 강한 어떤 끌림이 생기면 쉽게 포기하는 게 ‘높이’였다.
넥스트 레벨이 아닌 넥스트 스텝에 가까운 삶이었다.
오르는 인생보다는 선택의 인생을 살았고 우연히 그
선택이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이전보다 높거나 나은 위치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벽을 만났지만,
다음을 시작하는 문 앞에 서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선택했다.
그래도 지금의 걱정이 기우에 지나지 않는 일이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