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나의 일기
어류 보단 육류를 선호한다.
어류의 물컹한 식감도 좋아하지 않은 편이지만 입안에 넣을 때나 먹고 나서 움직일 때마다 손에서 나는 비릿한 생선 냄새는 더 싫다.
청어 소바
“나 생선 안 좋아하는데. 물에 빠진 생선 물은 생선이 목욕한 물 맛일 것 같은데?”
교토에서 500년 된 소바집에서 할 말은 아니었지만 메뉴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지난날 쿠시카츠의 기름 냄새가 다음날 점심때까지 입안에 맴돌 만큼 먹었던 우린, 동행자의 더 이상 튀김류는 먹고 싶지 않다는 선언에 따라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함께 좋은 추억으로 남길 여행을 하려면 하나쯤은 포기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블로그에 줄지어 올라와 있는 메뉴 그대로 주문을 한다. 시켰으니 먹어본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뭐랄까? 때를 잘 밀고 들어간 생선 맛이랄까?’
깔끔하게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다.
뭐든 경험해 볼 것,
(그리고 욕해도 늦지 않다는 걸 배웠다, 욕할 맛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