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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딤플주노 Nov 18. 2024

좌충우돌 P 여행의 정석, 오키나와 잔파미사키 등대뷰

이런 등대뷰는 아마 없을거에요

#잔파미사키 

이번 오키나와 여행의 로또같은 곳이었습니다.

전혀 예상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던 이곳은 역시 너무도 자연스럽게 선택됩니다.


내가 좌충우돌 P 여행의 정석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예상하지 못했던 보석과 같은 곳의 발견입니다. 

물론 많이 조사하고 알아보았으면 알 수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도에서 보면 완전 끝 모서리 부분에 있는 등대를 스쳐 지나갈 확률이 많을것 같은 생각입니다.



행운스럽게도 선택된 이 등대는 처음에 그냥 지나칠뻔 했습니다. 휴~~





근처 주차장이 있던곳의 조형물과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가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등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 제주도 그렇고 다양한 등대를 봤지만 특별한 경험은 많이 없던터라 비슷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근처로 이동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등대에 도착해보니 표를 구매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등대 입구엔 작은 전시장이 있었고 매표소가 있었습니다.

300엔를 받는데 뭔가 있다는 느낌이 살짝 다가 왔습니다. 등대에 뭐가 있길래 300엔을 받는거지? 

300엔이면 그닥 비싸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데 300엔을 받을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P의 특징적 본능적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바로 표를 구매합니다. 


입구 바로 앞에 경고문이 있는데 

등대에 오르는데 99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 경고 아닌 경고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지도 않았는데 어디선가 한국에서 오신 약간 어르신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야~~엄청 계단 올라간데..난 안간다. ㅋㅋㅋ




그리곤 등대쪽으로 오지 않는것이었습니다.

순간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나에겐 왠지 운동할 이유가 되어준다고 느꼈고 즐거운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표를 사서 입구들 통과했는데 바로 계단이 나옵니다. 

작은 등대의 꼭대기로 올라가는 계단이니 서두 없이 바로 본론입니다. 

급하게 계단들이 펼쳐집니다. 

다행(?)인것은 짧은 계단이 있고 한 번 돌아서 다시 짧은 계단 이런 식으로 쭉 이어졌습니다.

입구에 99 계단이라고 했는데 느낌은 아주 많이 길었습니다. 


몇 년전 피사의 사탑에 오르던 기억이 가물가물 떠 올랐습니다. 그 말로만 듣던 피사의 사탑아니었던가.

피사의 사탑은 왠지 이름에서 오는 묵직함으로 오르는데 약간 기분도 약간 업되고 얼굴도 상기되어 있었던 기억입니다.

사탑을 오르는 자체에서도 엔돌핀이 뿜뿜했었던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여긴 아무런 정보도 없고 왜 올라가는건지, 가면 뭐가 있는지 , 등대의 꼭대기에 뭔가 어마어마하게 있기엔 너무 좁아 보였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도 잠시 나름 열심히 계단을 오르다보니 드디어 꼭대기에 도착했습니다.


엄청난 바람이 나를 반겼습니다. 

반긴건지 밀어낸건지 구분이 가지 않았습니다. 쓰고 있던 모자를 다시 단단히 고쳐쓰고 손으로 살짝 눌러주었다. 



몇년 전 나름 거금(?)을 주고 MLB 모자를 하나 샀는데, 반짝거리는 엠블럼 장식이 좋아서 샀었습니다.

그런데, 등산하면서 바람에 산에 잠시 맡긴 적이 있었고. 그것도 두번째 모자 였는데, 

첫번째 모자는 기억이 가물 가물한데 파도풀장이었는지 파도였는지에 두고 온적이 있는데 

또 다시 바다에 날려 보내기 싫었습니다. 철저하게 꽉 눌러 쓰고 경치를 둘러 보았습니다. 

아래 영상은 소리는 끄고 보세요. 바람소리가 너무 커요. 


         

오키나와 잔파미사키 등대의 바람과의 사투, 바람소리가 너무 큽니다. 소리는 끄고 보세요.


정말 탄성이 절로 나왔다는 느낌이 뭔지 알게되었고 나도 모르게 이야~~를 소리내고 있었다. 위에는 360도 회전을 할 수 있는 작은 난간이 있는데 관광객들은 많지는 않았는데 서양 커플로 보이는 커플과 몇몇 남자애들이 있었다. 


진짜 바람빼고는 너무 완벽했다. 부서지는 파도의 장관은 푸른 바다와 부서진 하얀 파도 조각들로 장관을 이루었다.


오키나와 잔파미사키 등대위에서 바라본 멋진 파도, 소리는 끄고 보세요.


화강암으로 둘러싸인 지역이라 파도가 더 잘고 곱게 부서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정신없이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바람이 너무 강해서 나의 애정어린 삼각대를 쓰지도 못하고 꼭 아이폰으로 촬영했습니다. 


우리 지니지니의 오즈모는 노이로제가 걸려서 후덜덜 바람에 혹시 떨어뜨리는것은 아닌지 엄청 조마 조마 하면서 찍었다.



주체하지 못할 감동에 이리 저리 사진도 찍고 어떻게 마법 삼각대를 사용할 까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촬영을 마무리하고 아쉬운 걸음을 돌렸다. 내려가는건 쉬운 일이었다. 


내려오면 작은 전시장이 있고 다양한 등대관련 아이템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삼각대를 사용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워 방법을 찾다가 삼각대 다리를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 놓으면 넘어지지는 않을것 같았습니다.


결국 한장 불굴의 의지로 찍었습니다.



위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내려와서 돌로 눌러놓고 마지막 사진을 찰칵 찍고 등대 여정을 마무리 합니다.

바다의 색이 너무 예쁘고 부서지는 파도가 정말 그림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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