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을 가지고 천착하며 예민하게 촉수를 뻗어 포착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물음표를 던지면
어느새 당신은 작가의 반열에 올라 있을 것이다.
실제 작가들의 공통점이다.
혹시 '난 글 쓰는 건 좋은데, 작가까지 될 건 아니야.'라고 생각했다면 그 한계를 짓는 생각부터 달리하길 권장한다.
자수성가 부자가 타고난 게 아니듯 작가도 마음먹기와 실행하기에 달렸다. 여기에서 '마음먹기'는 고정마인드셋에서 벗어난 성장마인드셋이고, '실행하기'는 루틴을 만들어 꾸준히 쓰는 걸 말한다.
그럼 다시, 제목처럼 '이런 말 듣는 사람이'라고 했던 걸 타칭으로만 여기지 말고 이제 수시로 내가 나에게 말해주는 사람이 되자. 자칭 작가로 먼저 사는 거다. 처음엔 우스운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독자가 있는 글을 꾸준히 용기 내어 쓴다면 그 사람이 작가이다. 내가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끼어든 앞 차 운전자에게 욕하는 건 차 속에서 나에게만 다시 울리는 말뿐이다. 욕 말고 내 꿈을 되울리게 하는 일이 자칭으로 나를 규정하는 일이다.
나는 작가니까.
나 OOO(자기 이름) 작가입니다.
하면서 동시에 브런치스토리 정도에는 꾸준히 글을 올려보길 권장한다. 브런치스토리가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미 공개 글을 올릴 자격을 '브런치 작가' 타이틀로 부여하는 동시에 준다는 점이다.
단, 나에게만 빠져서 쓰는 글 말고 독자가 볼 만한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만약 혼자서 싸워 버텨낼 수 있다면 독자에게 공개하지 않고 쓰는 긴 분량의 글도 좋다. 소설과 같은 문학 장르의 글은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 그걸 견뎌낼 수 있다면 자칭으로 살면서 꾸준히 쓰면 된다.
최근엔 브런치스토리에서도 에세이뿐만 아니라, 소설 장르를 허용했기 때문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평소에 생각이 많아 보인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글을 잘 쓸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한 사람이다. 실화를 하나 소개해보겠다. 한강 작가의 대학 동기 증언이다.
한강 작가는 평소에 워낙 사색에 푹 잠겨 있는 터라, 대학에서 동기들이 "강아, 괜찮아?"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한다. 반대로 말하면, 대학생 한강은 귀에 인이 박히도록 그 말을 일상에서 매일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늘 선수를 쳤다고.
"나 괜찮아."
누가 먼저 다가오면 질문을 받기 전에 자신이 괜찮다고 말했다는 거다. 늘 사색에 잠겨 있었을 뿐 '안 괜찮은 상태'가 아니라는 걸 담담히 지금 우리가 아는 그 목소리로 말하며 지냈다.
나라가 들썩인 수상자 발표 소식에 전쟁의 참상을 느끼며 자중하겠다 말한 예민함은 진실한 예술만이 가능하다. 사색에 잠기는 사람이 정리하는 수단으로 글쓰기를 선택했다면 작품으로 승화할 수도 있다.
창작하는 사람에게 하는 평은 다소 불편한 말도 있다. 그러나 완성되어 공개하기 전까지는 그들이 뭘 모르고 하는 말이니 그냥 웃어넘기자. 그게 작가만이 누리는 여유이니까. 웃어넘기고 다시 창작에 몰두한다면 당신은 이미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