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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Nov 26. 2024

나는 노력한 적이 없는데

[나는 노력한 적이 없는데]

1. 중학생 시절, 나는 농구·탁구를 정말 밥먹듯이 했다. 그냥 재밌어서. 딱히 놀 게 없어서. 그때만 15cm가 훅 자라서 키 크지 않은 유전자 집에서 내가 제일 키가 크다.

2. 아웃렛 이벤트 매장에서 일하던 시절, 1+1 이벤트도 완판을 기록하고 웬만하면 최고매출을 찍곤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다이소에서 산 산타클로스 얼굴 수염 분장을 하고 야외 이벤트 매장에서 마이쮸와 춥파춥스를 나누어주었다. 누구도 나에게 시킨 적 없었다. 그냥 내가 재밌을 것 같아서 내돈내산 했다.


아이들이 줄을 서니 엄마들이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매장 안에 줄을 선다는 건 머물게 되고 사람들 이목을 끌기 때문에 추가 입장 확률을 높이는 일이다. 입장이 늘면 매출도 는다. 1층 매니저들이 일하는 사원과 알바들에게 "동영이 만큼만 해"라는 말이 퍼졌다. 난 노력한 게 아닌데. 나만큼 하려면 노력해야 하잖아?

3.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글이 곧 2,000개가 된다. 이 글이 발행기준 1931번째 글이다. 비공개 전환한 글까지 하면 이미 훌쩍 넘고도 남았다. 그냥 쓰다 보니 그리 됐다. 2,000개를 목표로 쓴 적은 한 번도 없다. 아마 더 쓰면 더 썼지 거기에서 그칠 이유도 없다.


세 사례 모두 나는 노력이라 생각하고 뭘 한 게 아닌데 성과가 난 사례다. 노력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볼 거리라 생각한다. 이걸 누군가 따라 하거나 외부 시선에서 보면 100% 노력이지만, 내 입장은 대부분 재밌어서 한 거다. 하다 보니 된 거다. 여기에 인생의 해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노력인 줄 모르고 하는 삶, 꾸준함이 재능이라는 것. 꾸준함이 행운을 불러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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