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력 교정) 수술을 했다.
'고통 없이는 변화도 없다'는 말은 흔한 교훈의 말이 아니다. *통과의례이다.
출생, 성년, 결혼, 사망 따위와 같이 사람의 일생 동안 새로운 상태로 넘어갈 때 겪어야 할 의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 프랑스의 인류학자 방주네프(Van Gennep, A.)가 처음 사용하였다. - 표준국어대사전
길고 긴 고민 끝에, 나는 어제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다.
스마일 OO’이라는 이름의 수술이었다. 홍보 카피에는 '10초 만에 끝나는 수술'이라고 쓰여 있었다. 실제 상담에서도 그렇게 말해서 딱 10초만 참자는 생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거금 400만 원을 결제하고서.
(아, 내돈내술이 아니었다. 시력은 부모님이 물려준 것이라며 책임지겠다는 말씀과 함께 어머니가 카드를 주셨기 때문이다.)
수술시간 '10초'는 대략 맞았지만 일부에 불과했다. 추가로 각막 강화 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베드를 바꿔 다른 의사에게 한 차례 또 수술을 한다는 걸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수술 동의를 마친 상태였지만 그냥 계속 한 베드에 누워있을 줄로만 혼자 착각한 것이다. 두 번 연속 눈을 뜬 채로 수술 과정을 지켜보는 건 곤욕이었다.
눈물이 쏟아진다
병원 모니터에는 우리나라 시력 교정 수술의 최고라는 병원의 원장이 영상에서 인터뷰 답변을 하고 있다. 무한 반복재생되는 이 영상에서 분명히 원장은 보호자 없이도 혼자 수술받고 대중교통으로 집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이걸 온라인 홍보영상으로 보고 온 나는 그 말만 믿고 호기롭게 혼자 와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엔 마취가 덜 깨어 괜찮았다. 하지만 두 번의 환승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너무너무 X 100000 아프고 괴로웠다. 시력 교정 수술 할 분이라면 부디 이 고통을 각오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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