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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리 Jun 12. 2018

이나네 집밥 이야기 1

프랑스에서 먹고 사는 이야기

지난 일 년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오늘은 1년 동안 제가 먹은 음식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평범하고 흔한 음식 사진들 일지는 몰라도 저의 프랑스 생활을 엿보는 매개체가 될 거예요.

워낙 먹는 걸, 그것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하는 저 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있는 집이다 보니 영양도 생각해야 하고, 남편이 프랑스 사람이다 보니, 또 사는 곳도 프랑스이다 보니 프랑스 음식도 빠질 수가 없어요.

하지만 저는 누가 뭐래도 뼛속까지 한국 사람입니다. 소울푸드는 김밥, 해장은 평양냉면,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어 끓여야 한답니다.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우울한 날에는 한국음식을 양껏 먹으면 좀 나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비록 타지에 살지만 아이들에게도 한국의 맛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저희 집 식탁, 구경시켜 드릴게요!


루밥 타르트

정원에서 수확한 루밥으로 만든 타르트.

Tarte rhubarbe


송어 오븐 구이


Truite. 남편이 해 준 요리입니다. 정원에서 수확한 각종 허브와 상큼한 레몬으로 속을 채웠어요.

은은한 향이 베어들은 속살에 버터 소스를 적셔 흰쌀밥과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주말아침 브런치, 크레프. Crêpe

주말 아침. 브런치로 크렢을 해 먹는걸 아이들이 좋아해요. 그 전날 반죽을 만들어 냉장고에 숙성시켜 놓고, 아침에 바로 구워주면 아이들의 뽀뽀세례가 이어집니다. 초코 잼을 발라주었어요. 팜유가 첨가되지 않은 유기농 초코잼을 주로 구입해요. 팜유는 건강을 위해서도, 인류를 위해서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똑똑한 소비가 내 아이와 이 땅의 미래를 살립니다!


야채 타르트

잡지를 보고 따라 했던, 각종 구운 채소와 모짜렐라를 얹은 타르트입니다. 사진이랑은 조금 달라도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타르트입니다. 반죽까지 직접 만들어서 손은 많이 갔지만 온 가족이 다 잘 먹어서 뿌듯했던 요리에요.



오징어 튀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합니까. 곁들여 먹을 떡볶이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지요.

프랑스는 어획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어서 다른 식료품에 비해 해산물이 조금 비싼 편이에요. 그 이유는 무분별하게 잡아들이는게 아니라, 조금 부족한 듯 하지만 절제된 것들이 결국은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구를 구하는 길이라면 마땅이 그 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섭취가 많은 소비를 낳고 그것이 결국은 자연을 파괴한다는 걸 우리는 잊어서는 안되요. 거창한듯 보이지만 사실 당연한 것이고, 모두들 실천해야 하는 것이 자연보호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형마트나 생선가게에도 이 오징어를 매일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몸통만 손질된 동그랗게 잘린 냉동 오징어는 항상 있지만 통째로 된 오징어가 보이는 날이면 그냥 묻지도 말고 사야 해요. 몸집이 작아서 연하고 담백합니다.


레몬, 초코 타르트


작은 아이 세례식 기념으로 만든 레몬 타르트와 초코 타르트입니다. 머랭으로 알파벳을 써 주었어요.

알파벳으로 이름도 만들고 즐겁고 맛있는 디저트 시간이었답니다.


부케 가르니

정원에서 수확한 허브입니다. 월계수, 타임, 파슬리 등등. 직접 키운 건 향도 더 좋은 거 같아요.

이 맛에 요리를 하는 건지, 이 맛에 정원을 가꾸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삼겹살엔 소주

남편이 고기를 잘라주면 저는 잔을 비워요.

잘 익은 김치와 신선한 야채만 있다면 밑반찬이 없어도 훌륭한 한 끼지요.

오빠가 지난 3월 잠시 놀러 올 때 주고 간 소주에요. 아껴먹고 있어요. 오빠 보고 있니^^?


갈비찜

갈비찜용으로 손질된 고기를 구하려면 한국 식품점에 가야 해요. 현지 정육코너에서 산 찜용 소고기와 보태서 갈비찜 한 솥 끓였어요. 프랑스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도 모두 좋아하고.. 제겐 가족이 모두 모이는 북적거리는 명절이 생각나는 요리에요.


아티쵸크

먹는 사진은 없지만 압력솥에 쪄서 잎을 하나식 떼서 수제 마요에 찍어 먹어요. 수제 마요 조제는 물론 팔 힘 좋은 남편에게 양보했지요.

잎을 이로 긁어먹는다고 해야 하나... 가운데 부분에 다다르기까지 잎을 야무지게 긁어먹습니다.


송어.

남편은 보통 생선요리 아님 바베큐를 즐겨하는군요. 저도 사진을 보면서 알았네요.

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를 즐겨한다고 해석하고 싶어요.


연어 초김밥

가족 모두 좋아해서 즐겨먹는 음식입니다. 신선한 생 연어와 아보카도, 단촛물 밥, 단무지와 우엉, 오이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 데로 먹어도 맛있지요. 각자 취향껏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아요.


조개구이

남편과 저의 야심 찬 메뉴. 바베큐 조개구이입니다!

한국에서도 즐겨먹었던 음식이에요. 남편은 한국에서 조개구이를 먹을 때마다 해산물을 좋아하시는 시아버지랑 같이 먹고 싶다고 항상 이야기했었어요. 드디어 소원 성취했어요. 시부모님과 집에서 조개구이를 해 먹었답니다. 물론 시아버지도 너무 좋아하셨어요.

그 날 제 머릿속엔 한국에 계시는, 해산물을 좋아하시는 저희 아빠 생각이 떠나질 않았구요.




이나네 집밥, 그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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