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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필 Jul 08. 2020

#006 휴가중에 끄적끄적

작심6일차

휴가기간이다. 빠르게 찾아온 휴가에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30분 글쓰기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써야한다는 의무감은 분명 인지하고 있는데, 억지로 글을 쓰는 일은 여간 곤욕스런 일이 아니다.

그래도 써야한다는 의지와 한줄이라도 적어두자라는 마음 덕분에 밀인 글이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지금의 나에게, 또 미래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기는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보통 휴가라면 어딘가로 훌쩍 떠날 기회인데, 나는 어느곳으로도 떠나지 않기로 했다. 그대신 그냥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늦잠을 자고 싶으면 늦잠을 자고, 티비를 보고 싶으면 티비를 보고, 밖으로 나가보고 싶으면 밖으로 나가고.. 그저 그렇게 그때그때의 마음에 충실한 하루하루로 이번 휴가를 채워볼까 한다. 나태하게 보낼거라는 말을 좀 그럴싸하게 써놓은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슬쩍 고개를 든다. 하지만 무시할거다.


한때는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는게 좋았다. 집에 가만히 있는게 썩 즐겁지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집돌이 생활도 꽤 할만해졌다. 의미없이 티비를 틀고, 보고 싶은 걸 찾아보는게 아니라 그냥 볼만하다 싶은 프로그램에서 리모컨을 멈춘다. 딱히 재미있지는 않지만 지금 서비스중인 방송 프로그램중에 이게 제일 낫지 싶은걸 골라 별생각없이 바라본다. 피식피식 웃기도 하지만, 사실 참으로 비생산적인 시간이 아닌가 싶다. 이럴 시간에 차라리 글을 한 줄 더 써보는게 낫지 싶지만, 몸은 이미 침대와 한몸이고, 배게를 벗어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문득 외로운데 외로운걸 모르고 있는건가? 하는

의심이 떠올랐다. 외로운걸 모르는 상태라.. 그게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또 떠오른다.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의식의 흐름이 마음껏 뻗어간다. 이 생각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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