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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혜 Eunhye Jeong Dec 12. 2022

이론(理論)의 중요성

무한한 창조의 원동력이자 뿌리로써의 이론

총체적 앎이 수반되는 언어와 제대로 된 이론은 삶과 행을 제한하지 않는다. 
반대로 믿을만한 튼튼한 벼리가 되어 무한한 창조를 탄력 있게 펼쳐내도록 돕는다.



이론은 이치 그 자체일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이치를 논하는 행위이자 행위의 결과이다. 이론은 주로 언어적 형태로 현현되며 한 이치가 품고 있는 논리가 또한 그를 표현하는 언어에 내재된 논리적 구조나 구조화 경향성에 영향을 받기도 할 것이다. 


언어는 주로 과거를 담고 있다. 그것이 관습적이든 전통이라는 지위를 얻을만한 좋은 유산을 담고 있든, 모두 주로 과거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예술을 포함한 모든 행위가 그렇듯, 이론도 본래의 그 의미가 잊히며 껍데기만 전해오는 경우가 많다. 정신문명도 마찬가지라 아무리 후대에서 중요한 텍스트에 관한 많은 담론을 양산해내더라도 그 말 뒤에 잠잠히 살아있는 실체에는 다가가지 못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껍데기가 껍데기로 이어져서 본래의 뜻을 모두 잃은 채로 언어화된 이치 즉 이론들이 전해오는 것일 따름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흔한 실수는, 전해오는 텍스트의 관행적 해석에 의존한다거나 텍스트 너머의 그 실체를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을 함에 있어서 행, 체득, 체화 등의 몸의 차원을 배제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개인의 직관으로 맞지 않다 판단하거나 너무나 방대하여 이해하기 어렵기에 자신의 현재적 삶과 특히 창작예술가의 경우는 본인의 창작과 감각에는 짐이 된다고 생각하여 이 모든 것이 쓸데없다고 여기는 일이다. 


지엽적이고 관습적인 판단에 메어 스스로를 가두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구한 시간 이어져오는 과거의 지성을 쉽게 버리고 개인의 취향, 직관과 직감만 의존하는 것처럼 교만한 태도도 없다고 생각한다. 


총체적 앎이 수반되는 언어와 제대로 된 이론은 삶과 행을 제한하지 않는다. 반대로 믿을만한 튼튼한 벼리가 되어 무한한 창조를 탄력 있게 펼쳐내도록 돕는다. 이 모든 것이 어찌 쉽게 얻어지겠는가? 다만 좋은 스승을 얻으면 한층 쉬워질 수 있다. 그래서 각자는 후대에 좋은 스승이 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본인의 공부에 충실해야 하고 이론을 갈고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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