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전 영어 회화 편: 언어교육원 회화 기초반 (신생아)
영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 중 하나이다. 하지만 다른 언어와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비즈니스 언어 라는 것이다. 세계 어디로 여행을 하는 것은 물론이거나 와 사업 또는 무역을 하더라도 영어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렇게 보편화된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큰 도전이 됐었다. 한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에 확신이 없기도 했었다. 어디서부터 시작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까?
스스로 고민을 해봤다. 그리고 영문과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들었다. ‘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회화 초급 반을 수강해보는 것은 어때? 처음 영어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외국인과 회화 위주로 하면서 영어에 흥미를 느껴봐!’ 재미를 못 찾았고 막연했던 영어 공부에 대해서 먼저 가볍게 친해지라는 조언은 참으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듯한 시원한 마음을 들게 했다. ‘그래, 재미를 먼저 찾자’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바로 대학교 언어교육원에 수강신청을 했다.
영어 회화 반에서 가장 기초반에 들어갔다. 첫 날부터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수강을 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한 교실에 원어민 선생님이 한 분 계시고, 그 주변에 수강생들이 책상에 빙 둘러 앉았었다. 대략 6명 정도 수강인원 이었는데, 나이 때도 다양했다. 대학생 저학년부터 직장인까지였다. 몇 주간의 강좌를 듣기 위해 모였던 낯 설은 우리들은 서로 통성명을 하면서 소개했다. 첫 만남인지라 잘 모르는 상대지만 영어 회화를 하고 싶다는 목표 하나로 모인 우리 들은 그렇게 수업에 참여했다.
그렇게 한국어로 서로 서로 자기 소개하면서 긴장을 풀고 있을 때 교실 문을 열리면서 키 큰 외국인 선생님이 등장했다. 순간 수강생들은 더더욱 긴장을 하며 얼음장처럼 됐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선생님을 자기 소개를 하고 나서 우리들에게 한 명씩 돌아가면서 소개를 요청했다. 와~~ 하고 싶은 말은 머릿속에 많은데, 그 내용이 영어로 번역이 되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 말을 때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각자에게 주어진 영어로 1분 자기소개는 그렇게 엉망이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리 속이 백지장처럼 되었다.
결국, 뭐라도 말은 해야 할 터이니 알고 있는 단어를 문법에 상관없이 그저 나열하며 손짓 발짓을 통해 바디 랭귀지 해서 그 시간을 모면했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영어라기 보다는 콩글리쉬를 하는 나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하고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6명 가량이 다 자기소개를 마쳤을 때, 느낀 것은 필자만 그런 레벨이 아니라 여기 모인 모두가 다 그만 그만한 수준으로 스피치를 했다는 것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대략적으로 50분정도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을 6명이서는 영어로 아니 영어단어를 말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인당 총 6~8분 정도였다. 거기 모인 이들이 한마디씩만 한다고 쳐도 이론적으로 이정도 시간만 확보되는 것이다. 해외를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단 몇 분만이라도 원어민가 말을 해볼 수 있다는 것에는 값진 경험이었다.
첫 만남은 어색하고 영어울렁증으로 얼음이 돼 버리는 모습 속에서도 그래도 뭐라도 말을 해야지 라며 머리를 쥐어 짜내며 의사소통 했었던 경험은 답답했지만 반대로 재미도 있었다. 초급 과정이라 다들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서 영어를 틀렸다는 부끄러움이 덜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이는 마치 신생아로 태어나서 처음 엄마라는 단어를 말하기까지 수도 없이 입을 오물거리며 소리를 내려고 힘쓰는 아기들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아이가 엄마라는 말을 하기까지는 엄마라는 단어를 2만번 이상 들어야 한다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아무튼, 주어진 시간 동안 어떤 말 아닌 단어들을 써서 뭔가는 말한 듯 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은 지나갔고 이제 마칠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마지막에 각자에게 과제를 주셨다. 사실 일주일에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5일의 강좌 아닌 그냥 대화만 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였다. ‘내일 올 때는 수업 시간에 말할 내용을 영작해서 오세요.’ 난생 처음으로 들어보는 영작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 준비해오라는 그의 말씀 속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다음시간에는 그래도 2~3분 정도 뭐라도 말은 할 수 있겠어.’ 마치 어두운 터널을 걸어가고 있는 중에 저 멀리 한 줄기 빛을 보는 듯 했다.
미리 말해야 할 것을 준비해 온다면 손짓 발짓 보다는 그래도 유창하지는 않지만 영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대화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오는 전 도서관에 가서 영어 문법 책과 단어 책 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문법에 문자도 모르는 터라, 영어 독해 책에서 수준에 맞게 초급 문장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통 문장에서 단어를 바꿔가며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 4~5줄을 써 내렸다. 문법적으로 맞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원어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도전이 되었고 신기했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를 사용하여 대화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신선한 감정이었다. 물론 머릿속으로 이해가 안되고 막힐 때도 많았지만 스스로 뭔가 이뤄진다는 것에 성취감을 느꼈다. ‘영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들과 같이 아무런 감정 없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일까?’ 생물학적으로는 같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뇌 구조에서 언어를 관장하는 영역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 한국에서 초급 레벨에서 중급 레벨로 영어를 올리기 위한 첫 도전은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어렵고 딱딱한 문법책을 보기 보다는, 수많은 문장이 빽빽한 독해 책을 읽기 보다는,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영어라는 언어와 부딪쳐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 단어를 몰라도 됐고 문법을 몰라도 됐다. 심지어 바디랭귀지가 있으니 영어를 못해도 무방했다. 그것은 영어와 친해지기 위해 첫 발걸음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러한 환경은 필자가 영어 신생아를 만나게 해준 것 같았다. 비유하자면 모든 신생아는 언어를 똑바로 할 필요가 없고 옹알이만 하는 것 만으로 부모님은 대견하게 생각하는 것과 같아서였다. 그렇게 영어 신생아로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이 값진 경험은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지?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와 같은 생각을 잊어버리고 그냥 재미있게 하자라고 마음을 변화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