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을 찾아 이탈리아를 뒤지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창세기 9장면 중〈노아의 제사〉는 7번째에 해당한다. 이 패널은 천장의 세 번째 베이(vault) 중앙에 위치하며, 양쪽에 이그누디(ignudi)와 메달리온이 배치되어 있다.
성경의 시간 순서대로라면 <노아의 제사>는 <대홍수> 이후에 나와야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구성상의 이유로 순서를 바꾸어 이 장면을 먼저 배치했다. <대홍수>를 더 큰 공간에 그리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화면의 중앙에는 모서리가 보이도록 비스듬히 놓인 제단이 있고, 노아가 제단 위에 희생 제물을 바치는 장면이 펼쳐진다. 노아는 백발의 노인으로 붉은 옷을 입고 있으며, 제사를 주도하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주변 인물들은 노아의 제사 준비를 돕고 있는데, 어떤 이는 제물인 숫양을 붙잡고, 또 다른 이는 장작을 들고 제단을 향하고 있다. 제사에 있어 공동체적 역할 분담의 모습이기도 하다.
화면의 구성은 고전 시대 부조(relief)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인물들은 서로 밀집해 있으며, 역동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배열로 구성했다.
이 패널의 이그누디는 초반 장면에 등장하는 이그누디보다 더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좌측 이그누디는 하반신만 대칭을 이루고, 상반신은 비틀린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보여준다. 우측 이그누디는 바깥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두 인물의 차이는 팔의 위치 변화 정도로 미묘하다.
패널 양쪽의 메달리온에는 구약성서의 창세기가 아닌 다른 부분에 등장하는 두 서사가 묘사되어 있다. 하나는 열왕기상 18장의‘바알 신상 파괴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사무엘하 11장에 나오는 ‘우리야 살해 사건’이다. 모두 <노아의 제사>의 의미를 강조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바알 신상 파괴 사건에서 바알(Baal)은 고대 가나안 지역에서 숭배되던 신으로, 히브리 성경에는 우상 숭배의 대표적 상징으로 언급되고 있다.
고대 이스라엘 역사에서 바알 숭배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큰 문제 중의 하나였고, 예언자들은 바알 숭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래서 바알 신상과 제단이 파괴하는 사건들이 계속되었다.
특히, 예언자 엘리야는 카르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들과 대결하여 야훼가 참된 신임을 증명한 뒤, 바알 숭배를 상징하는 제단과 신상들을 파괴했다. 이는 우상 숭배의 종말과 참된 신앙의 회복을 상징하는 대 사건이었다. 미켈란젤로는 이 장면을 <노아의 제사>에 삽입함으로써, “참된 신에게 드리는 제사”와 “거짓 신을 파괴하는 행위”를 대비시킨 것이다. 즉, 올바른 신앙 행위의 대표적 의식인 노아의 제사의 의미를 강조하는 역할을 하게 하였다.
우리야 살해 사건에서 우리야(Uriah)는 고대 이스라엘 다윗 왕의 충성스러운 군인이었다. 다윗 왕은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와 관계를 맺고 임신시키고 마는데, 이를 은폐하기 위해 우리야를 전쟁터 최전선에 배치하여 의도적으로 죽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권력 남용, 간음, 살인, 책임 회피라는 복합적 죄악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이후 다윗은 예언자 나단에게 책망을 받고 회개하지만, 그의 죄는 이스라엘 왕조 전체에 큰 상처를 남기고 만다.
메달리온의 이 장면도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타락한 인간의 죄를 보여주는 것으로, 신의 뜻에 따라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노아의 도덕성을 대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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