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은 스스로 하는 것

극복

by 김쓰새

2년 전 계약한 아파트에서 월세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아파트는 지은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구축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공간이다. 그동안 고시원, 달동네, 반지하를 전전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내집은 15층 중 6층이니 층수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아파트 앞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 거실 남향 창으로 해가 잘 들어온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면 낮 동안 금세 마르고, 창을 열면 정돈된 공원이 펼쳐져 초록빛이 가득하다.


독립생활 중 지금 이 2년이 가장 호사를 누리는 시기다.


물론 세월만큼 아파트는 여기저기 낡아 있다. 싱크대와 세면대, 샤워기에서는 물을 틀면 흙탕물 같은 녹물이 나오고, 바퀴벌레도 많았고 옆집에서 먹는 음식 냄새가 넘어올 때도 있었다.


그래도 썩어가는 부분은 돈으로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집주인이 온수기를 새로 설치해 준 덕분에 녹물 문제는 사라졌고, 벌레 역시 방역 업체를 불러 해결 중이다.


낡았지만, 조금 더 나은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불편을 견디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녹물과 곰팡이, 벌레로 고생하는 집들이 많다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거의 중산층이라 해도 될 정도다.


작은 방 하나에 거실, 주방, 욕실 그리고 배란다 까지. 혼자 살기에 충분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계속 이곳에서 살기 위해 오늘도 출근을 했고 퇴근을 할 것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나만의 공간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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