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두 얼굴

내 가까이 있는 것들

by 쵸코 아빠

조용히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를 지키는 삶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올라서는 삶. 이 두 얼굴 사이에서 우리는 늘 선택을 강요받는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드라마에 대한 사람들의 평이 제각각이다.


김 부장은 요란한 업적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능력이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니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물도 아니다. 그래서 그는 종종 무능하고 고지식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 대기업에 입사하고, 묵묵히 경력을 쌓아 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랐다. 한 가정을 책임지며 살아온 그의 삶에는 조용하지만 무거운 깊이가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이런 삶도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화려함 대신 성실함을, 능력 과시 대신 책임을 선택한 사람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회사의 구성원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남들 눈에는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이런 삶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다.


반면, 같은 드라마 속 백상무와 도지훈은 전혀 다른 방식의 성공을 좇는다.

두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조직 전체에 손해가 가는 일조차 기꺼이 감수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 특히 회사에 피해를 주는 모의를 서슴지 않는 장면을 보면, 성공이라는 단어가 어느새 ‘자신을 위해서라면 과정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위험한 의미로 변질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며,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 옳다고 배워왔다. 아이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고, 때로는 타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빠르게 인정받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세상을 마주할 때면 마음 한편이 씁쓸해진다.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공자는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라고 말했다.

의(義)를 좇는 길은 더디고 고된 경우가 많다. 반면 이익을 좇는 길은 즉각적인 보상을 약속한다.

마키아벨리는 “평화를 위해 권력을 스스로 버렸다고 말하는 사람을 믿지 말라. 인간은 경솔하거나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권력을 놓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처럼 도덕과 성공은 정말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나는 다시 김 부장을 떠올린다.

그는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다. 화려한 성과로 주목받지 못하고,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삶 때문에 오히려 시대에 뒤처진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성공은 남보다 더 높이 올라서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가치와 태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데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아이에게 말한다.

“돈을 좇는 사람보다, 보람을 좇는 사람이 돼라 “


도덕과 성공이 함께 가기 어려운 시대일수록, 오히려 도덕은 더욱 빛을 발한다.

성공의 두 얼굴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김 부장 같은 인물은 조용히 말한다.


“성공보다 더 중요한 건, 삶의 방식이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