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시기에 있는 그대와 나에게
인생이 다채롭지 않은 것 같아. 이렇게 느껴도 되는 걸까? 다채로운 게 뭔데? 남들이랑 비교했을 때, 여행을 많이 다니고, 교환학생을 가고, 대외활동을 하고, 알바를 하고, 취미가 명확하고, 인턴을 하는 거?
그러면 그 모든 것들을 다 하면, 다채롭다고 느낄까? 다채로운 인생의 정의가 무엇이며, 기준이 뭐고, 그게 정말 중요할까? 의미가 있을까? 다채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나 자신을 들여다봐서 든 생각일까, 아니면 sns를 통해 보는 남들과의 인생과 비교해서일까?
그토록 비교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무의미하며 그러지 않기로 다짐 또 다짐하면서도, 정작 그 비교를 끊을 수 없는 심정은 뭘까? 그렇다면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비교라는 것은 너무나도 독해서, 한 번 시작되면 계속 갉아먹히는 느낌이 든다. 보통 비교하게 되는 상황은, 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을 때이다. 항상 생각하듯이, 어떤 일이든 양날의 검이고,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것도 있다.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비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 그만큼 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 상태라는 표시등으로 생각하면 된다. 일종의 생존 전략이고, 방전되기 전에, 배터리가 바닥나기 전에 저전력 모드를 켜라는 알림이 오거나, 주차를 할 때 부딪힐 것 같으면 경고음이 나는 것과 같다.
인지를 했으면 해결을 할 방법을 강구할 단계이다. 해결을 위해서는 왜? 가 필요하다. 이유를 알아야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인지를 했어도 냅다 다른 쪽에서 우물을 파고 있으면 안 되지 않겠는가. 내가 지금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 이유는, 방황 중이어서 다.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도전인지 회피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고, 두려우면서도 생각 없이 가던 길을 가고 싶진 않다. 시간을 멈춰 고민을 하고 싶으면서도 시간이 아깝고,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싶으면서도 지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 나를 그렇게 봐주지 않을까 봐 무섭기도 하다. 괜히 삶에 지쳐서 핑계 삼아 이런 고민이 드는 건가 싶은 경계심도 들고, 오히려 지금이라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 가치관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향이 너무나도 자주 휙휙 바뀌어서, 결단을 내리고 실행을 했다가 혹여나 나중에 후회할까 봐 걱정이 된다.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에 후회할까 봐 걱정이 되면서도, 도전을 한 후에도 후회할만한 결과가 나올까 봐 두렵기도 하다. 도전을 할 만큼의 마음인지도 의심이 되고, 그럴 마음이라고 판단해도 그걸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 그 마음을 측정하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얼마만큼인지, 얼마나 순수한지, 얼마나 단단한지를 모르겠다. 알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알려주길 바라고 있다. 혼자서는 답답해서 조언을 구하고 싶으면서도, 조언을 듣고 결정하게 되면 온전히 확신과 책임을 지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한다.